작년 청주에서 열렸던 ‘김제동의 토크콘서트’는 무대와 객석 간의 벽을 허물고 쌍방향으로 진행된 콘서트로 인기를 한 몸에 받았었다. 이처럼 소통콘서트, 소통 캠프, 소통법 강연 등은 20대에게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CEO, 작가, 방송인 및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소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처럼 ‘소통’이라는 녀석은 인간사회 안에서 같은 언어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겨드랑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이야기하고 끊임없이 대화하라고 부르짖는다.
여당의 예산안 법안 통과는 소통이 안되고 있는 극단적인 예로서 국회에서 있어서는 안될 물리적 행동을 수반하는 장면들을 여러 번 보여줬다. 여당은 야당과의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날치기식으로 단 몇 분 만에 법안을 통과시키곤 했다. 민주국가라는 정치사회에서 위와 같은 독단적인 태도는 국민들의 마음마저 돌아서게 한다.
올해 초 학생 대표들과 학교 측과의 상대평가제에 대한 설명회가 열렸었다. 당시 학생들은 수정이 필요한 부분을 요청했음에도 불구,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은 거의 반영하지 않은 채로 개정했었다. 이 때문인지 개강 당시 우리학교를 뜨겁게 달구던 ‘상대평가제’는 학칙 개정안이 공포됨과 동시에 차갑게 식어버렸다. 유예 기간조차 주지 않은 학교의 무심함에 지친 탓일까. 현재 학생 대표와 학생들의 성적평가 수정에 대한 요구가 점점 수그러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단과대학별 납부금 추가 징수 조사 시 소통의 문제는, 상대평가제보다 더욱 심각했다. 애초부터 의견수렴이란 없었고 각 단대 및 학과에서는 추가 납부금에 대해 한 번의 언급도 주지 않고 고스란히 등록금 고지서에 첨부돼 있었다. 이러한 일방적 통보 행태는 그야말로 재학생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공동체 안에서 하나의 사건에 대해 논의될 때는 단계별 절차를 걸쳐 수행되는데, 단연코 1순위는 의견수렴 후 합일점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취재를 하면서 학교와 학생사이에서 토론돼야 할 사항들 대부분은 이견 조율과정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밀접한 안건을 시행할 때, 해당사항에 대해 논의를 거쳐야 할 필요가 있다. 논의해야 한다는 법도 없고 학칙도 없지만 대학은 4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동안 지내야 할 곳이기 때문에 학교당국과 학생은 상호존중의 태도를 갖춰야 한다. 소통에 있어서 학생들 역시 요구하는 바를 분명 정하고 내세워야 한다. 우리학교 교수와 강사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내용 중 하나는 학생들이 밖으로 ‘의견’을 표출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교의 구성원이라면 옳지 않다고 느끼는 사항들에 대해 불평 섞인 혼잣말이 아닌 대안을 도출하고 해결 방안을 찾으려는 적극적인 소통의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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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