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찾아간 동물보호소는 대전 택시 기사분들도 잘 알지 못하는 외곽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한참 길을 걷다 ‘도착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것은 소리와 냄새였다. 그것이 바로 동물보호소에 대한 첫 느낌이었다. 초등학생만한 개들을 지나쳐 들어간 사무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빈 케이지를 들고 벌건 눈으로 서있던 시민이었다.
보호소 팀장님과 인터뷰를 했지만 자원봉사자와 입양을 원하는 시민들로 팀장님뿐만 아니라 모든 관리 담당 선생님들이 바빠 보이셨다. 그렇게 멀뚱히 인터뷰 기회를 엿보고 있을 때 아까 서계시던 시민 분이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훌쩍이며 사무실로 들어오셨다. 입양을 위한 절차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시는 시민분을 뒤쫓았다. 인터뷰를 하는 것이 기자로서의 의무이지만 사실 그 전에 그 시민의 눈물이 궁금했다.
벌게진 눈으로 만난 시민은 자신이 입양한 강아지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며 걸어가고 있었다. 애견샵에서 구매한 반려견의 죽음으로 입양을 결심했다는 그녀의 케이지 속에 있는 새로운 반려견은 7살이었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70세가 된 할머니 반려견인 것이다. 이전 반려동물에게서 느꼈을 자책과 미안함을 새로운 반려견에게 되돌려주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인터뷰를 하며 죽은 반려견이 생각나는지 연신 눈물을 쏟아내는 그녀와 함께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 사이사이 반려견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던 모습. 그녀가 떠난 뒷모습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에 잠겼다.
취재 섭외를 위한 첫 전화 통화는 동물보호소 팀장님의 목소리보다는 강아지들 짖는 소리가 더 컸다. 동물을 썩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동물보호소에 혼자 방문한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궁금증 때문에 듣게 된 그녀의 이야기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내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최근 나는 누군가에게 저렇게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줬던 기억이 없었다. 내가 옆에 있으니 외로워말라고 힘들어하지 말라고 한마디 건네줬던 기억이 없었다. 내 잘못도 아닌 문제를 가지고 죄책감과 미안함에 눈물을 흘려본 기억 또한 없었다.
요즘 우리가 흔하게 쓰고 있는 말 중에는 ‘쿨하다’라는 말이 있다. 어떠한 일에 대해 털털한 모습으로 뒤끝 없이 대할 때 쓰는 말이다.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인 ‘쿨하다’. 하지만 쿨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 얼마나 자신의 감정을 감췄을까. 외롭고 힘이 들어도 쿨해지기 위해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하고, 죄책감과 미안한 마음이 생겨도 쿨하게 넘겨주기 바라고 있다. 바야흐로 쿨해지기 위해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없는 세상이 됐다.
화내지 말아야 하고 울지 말아야 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도 쿨해지기 위해 내 감정을 싸매두고 아무도 볼 수 없도록 감춘다.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반려동물을 생각하며 알 수 없는 미안함에 눈물을 흘리던 시민의 모습. 하나의 생명을 앞에 두고 누구도 쿨해질 수 없다. 하나의 생명, ‘우리’ 또한 하나의 생명이다.








김혜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