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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리
‘나중’에 밥 한 번 먹자?
제 852 호    발행일 : 2012.10.06 

 최근 ‘강남스타일’로 국내뿐만 아니라 영국, 미국 등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싸이. 싸이는 이전에도 우리나라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싸이는 다른 가수들과 달리 방송보다도 공연으로 자신을 알렸다. 특히 싸이의 콘서트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즐기며 관람하기로 유명하다. 함께 뛰고 소리 지르며 즐길 수 있는 공연이기 때문이다.

 싸이는 한 토크쇼에 나와 이처럼 열정적으로 공연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지금 하는 공연이 ‘마지막’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무심코 내려온 공연 이후 병역 문제로 오르고 싶은 무대에 오랜 시간 오르기 못했기 때문이다.

많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오디션에 참여하는 도전자들이 있다. 다른 도전자들과 뭐가 다를까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참여한 지원자들이 좋은 결과를 낳는다. 분명 겉으로는 다르지 않은 공연, 오디션인데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이 다른 결과를 낳는 것이다.

‘마지막’이라는 단순한 개념이 경건한 마음을 갖게 하고 오디션에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그 안에 ‘간절함’이 내포돼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간절함이나 소중함 없이 하는 행동들이 어쩌면 다른 사람에게는 나의 마지막 모습이다. 나에게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우리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질 때 사용하는 말 중에는 ‘나중에 밥이나 한 번 먹자’가 있다. 처음에는 이 말이 진심이라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나중에 그 사람과 식사를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저 인사치레였던 것이다. 이 말이 진심으로 만나자는 것이 아니라 인사치레인 것은 그 사람과 내가 다시 만날 것이라는 무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떠한 일을 할 때에 ‘나중’이라는 좋은 핑계를 만든다. ‘이번보다 나중에’, ‘나중에는 훨씬’처럼 꼭 미래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일을 할 때 가지고 있는 능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한다.

 최근 필자가 겪은 개인적인 일로 인해 요즘 ‘마지막’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만나는 사람들, 내가 지금 있는 장소, 듣고 있는 수업들…. 모든 것에 있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자, 예전엔 그냥 지나쳤을 것들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무슨 자신감으로 미래를 확신해왔을까.’ 어느 누구도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 자기 자신에게 일어나는 특정한 일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나중이 있다고 생각하고 생활한다.

 누군가는 이런 생각에 대해 비관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이 내 행동과 생각에 자극이 된다면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다들 시작과 처음에 대해서만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마지막’이다. 나의 마지막 경험들과 타인에게 비치는 나의 마지막 모습. 진짜 소중한 것은 간절함이 내포돼있는 마지막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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