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마치고 서울에서 청주로 돌아오는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가 출발했고, 버스 안에는 불이 꺼졌다. 필자의 옆자리에는 두 명의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가 앉아있었는데 그들은 말이 없었다. 불이 꺼진 버스에는 이 두 명의 스마트폰 불빛만이 빛났고, 이 두 사람은 청주에 도착할 때까지 말 한마디 없이 자신의 스마트폰만 바라봤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일단 서로 간의 대화가 끊겼다. 학교에서도, 카페에서도, 집에서도 말수가 줄어들었다. 상대방이 바로 앞에 있지만, 대화의 상대는 사람이 아니라 스마트폰이 돼버렸다. 스마트폰을 보며 SNS를 하거나 대화를 하는 중에도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도 마찬가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하철에는 신문을 읽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문제집을 꺼내 공부하는 사람 등 다양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만 들여다본다. 버스라고 예외는 없다. 모두 머리를 숙여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지 않는 승객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학교 수업시간에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번 설문조사 인원 200명 중에서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학생은 단 4명이었다.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6명뿐이었다. 그렇다면 194명인 94%는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한 적 있다는 것이다. 합동 강의실에서의 수업은 말할 것도 없다. 학생 수가 많아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수님의 수업이 아닌 스마트폰의 수업을 듣고 있다. 주객전도가 돼 버린 상황이다.
10명 중 6명이 스마트폰을 쓰는 시대가 됐다. 물론 스마트폰을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었다. 한 번의 터치로 SNS에 사진을 올릴 수 있고, 언제 어디서든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TV로만 볼 수 있었던 뉴스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네비게이션 없이 GPS를 사용해 길 찾기도 쉬워졌다. 언뜻 보기에는 우리가 스마트폰을 조종하는 것 같지만, 정작 그렇지 못하다. 스마트폰 충전을 위해 항상 충전기를 소지하고, 새로운 장소에 가면 와이파이 검색은 기본이 됐다. 이를 풍자하는 게시물도 자주 올라온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는 ‘인간용 목줄’이라는 제목으로 두 장의 그림이 게재됐다. 이 그림에는 강아지 한 마리가 기둥에 목줄이 묶여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와 함께 콘센트로 충전하며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지 못하는 사람의 모습도 담겨 있다.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인간들을 풍자한 것으로 스마트폰을 강아지를 묶어 두는 목줄에 비유했다.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은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면서도 씁쓸함도 함께 선사했다. 스마트폰 게임 접속은 많아지지만 사람 간의 접촉은 줄어들고 있는 세상이다. 이처럼 현대인들은 점점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노예만 만들지는 않았다. 작지만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고등학생들에게 ‘2G폰 열풍’이 불었다. 인터넷 검색하느라 온종일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이 공부에 방해된다는 이유다. 고등학생들은 스마트폰에서 2G폰으로 바꿨지만, 대학생들은 스마트폰 사용 조절을 할 수 있는 의지를 길러 변화를 보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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