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말 자유로울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자유를 지니고 있고, 자유롭게 행동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류역사에서 정말로 인간이 자유롭게 자신이 결단하고 행위를 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문화인류학자 마빈 헤리스는 나에게 묻는다.
저자는 문화 유물론적 관점에서 문화의 발전과정을 이해하는 열쇠로 ‘생식압력→생산증강과정→생태환경의 파괴와 고갈→새로운 생산양식의 출현’이라는 도식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수렵·채집사회에서의 생식압력은 한 공동체 안의 인구증가를 말한다. 인구증가는 단위면적당 생산할 수 있는 식량한계를 넘는 것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류는 도구개발(화살, 낫 등)을 통해 생산증강의 과정을 거쳐 기존의 노동시간에 비하여 더 많은 산출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기술은 증가하는 인구에 필요한 식량을 구할 수 있게 되지만 대신 주변 생태환경의 자원을 고갈시키고 파괴시켜 더 이상 산출을 얻기 힘든 파국을 야기한다.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 인류는 유목이나 정주형태라는 새로운 생산양식을 출현시키게 된다.
이와 같이 인간이 살고 있는 물적 조건에서 적응하는 방식을 통해 각 상이한 민족들의 문화, 가족, 경제, 종교, 음식, 전쟁 등의 차이가 발생하는 경향성을 보여준다. 헤리스 교수가 보여주는 사회제도의 발전에는 ‘인간의 자유로운 의사나 도덕적 선택’이 역사라는 거대한 물줄기를 틀게 만들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허나 그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는 “문화발전의 인과적 요인에 대한 무지, 바람직한 결과의 실현 불가능하게 하는 핸디캡”을 무시하고 물적 토대로부터 “강요당한 것을 자기가 자유의사로 원해왔다고 우겨대는 모랄리스트들”을 비판한다.
이런 헤리스의 시각을 오늘날 우리의 삶에 적용해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대학생이 되기까지 지불된 사교육비와 대학생들이 되어 맞이하는 등록금 문제와 취업을 위한 스펙관리, 인턴십 등의 활동들도 자본주의라는 근대의 새로운 생산양식과 기계화라는 생산증강과정 속에서 불필요해진 인구(노동력)를 억제하기 위한 작용으로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만드는 기제로서 바라보는 것이다.
만약 한 아이가 사회에 진입하기 위한 약 25여 년의 고비용을 사회가 아닌 개인에게 부과하는 사회구조로 인해 취업경쟁에서 밀린 청년들의 결혼시기를 늦추고 육아출산율을 하락시키면서 그 희생 위에 사회가 유지된다면, 우리가 오늘도 도서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보다 찬란한 내일을 위해 나 스스로가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생식압력으로부터 사회에게 강요당한 선택인지를 한 번 고민을 해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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