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보면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다. 내 옷이 일명 ‘브랜드’가 아니라 자존심 상하고, 우리 집 차가 고급차가 아니라 자존심 상한다. 때론 친구보다 성적을 못 받아 자존심 상하고, 나보다 좋은 대학에 다니는 친구 때문에 자존심 상한다. 그리고 나보다 잘난 것도 없는데 돈이 많고, 지위가 높다는 이유로 누군가의 앞에서 굽실거리는 나 때문에 자존심이 상한다. 그래서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존심이 밥 먹여 주냐”며 사회생활 하는데 자존심이 센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저 사람은 자존심이 세”라는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라보게 된다. 돈도 못 벌어주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부정적으로 인식시켜주는 ‘자존심.’ ‘자존심’은 정말 부정적인 것일까?
국어사전에서 자존심의 뜻을 찾아보니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 혹은 “스스로 존경하는 마음”으로 나온다.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라는 표현만 없다면 그리 부정적인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자존심보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자존감’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자존감(self-esteem)은 “개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기초가 되는 개인적 가치와 능력에 대해 느끼는 감각”이라 나온다.
사전적 의미로 풀어서 보니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은 없을수록 좋고, “개인적 가치와 능력에 대해 느끼는 감각”은 높을수록 좋은 것이다. 여기서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과 ‘개인적 가치와 능력에 대해 높게 느끼는 감각’은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존심과 자존감을 가르는 차이는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가 된다. ‘남에게 굽히지 않는 것’은 남의 주장이나, 지시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는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된다. 따라서 자존심은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느끼는 감정으로 ‘나와 비교되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나만을 스스로 높이려는 마음’이라 재정의할 수 있으며, ‘자존심이 상한다’는 것은 남과 비교하여 ‘내가 남보다 못 하다’는 생각을 말한다.
행복을 얘기하는 많은 글과 강연에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행복의 최대 적은 ‘남과의 비교’이다. 비교는 끊임없이 나를 초라하게 만들고 결국 자신 주변에 있는 행복은 보지 못한 채 닿을 수 없는 ‘아주 높은 그 곳’만 그리며 자신의 인생에 불행한 하루하루를 쌓아가게 한다.
가끔 ‘지방대 다니는 내가 뭘 할 수 있겠어’, ‘우리학교 수준이 그렇지 뭐’라고 말하는 학생을 만나게 된다. 이런 말을 하는 학생들을 보면 ‘자존심이 많이 상해 있구나’를 넘어, 자존감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속한 학교를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없신여기는 것은 그 학교의 구성원인 나도 덩달아 없신 여기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조직이 구성원을 말해주기도 하지만, 구성원이 조직을 말해주기도 한다. 구성원 하나하나가 내가 속한 조직을 자랑스러워하고 그에 걸맞는 행동을 한다면 조직의 평판은 당연히 높아질 것이고, 이는 구성원에 대한 높은 평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우리학교를 구성하는 학생, 직원, 교수 모두 우리학교를 만드는 소중한 구성원들이다. 우리학교에 대한 높은 자존감을 바탕으로 애교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구성원이 많아질 수록 우리학교는 물론 구성원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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