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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적성과 장래에대한 진지한 성찰
제 873 호    발행일 : 2014.03.03 


 

  나름 인사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하면서 직업상 취업을 희망하는 많은 분들을 만나고, 이직을 하거나 하려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며 느끼는 별거 아닌 경험을 모교 후배들과 몇 차례에 걸쳐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92년에 행정학과에 입학하여 육군장교로 전역 후 지금은 외국계 화학회사에서 11년째 인사쟁이의 길을 걷고 있는 평범한 졸업생입니다. 성공해서 이름을 날리는 수많은 선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게까지 이렇게 소중한 지면을 할애해 주시는 걸 보면 취업문제에 대한 여러분들의 관심과 고민의 깊이를 짐작케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수십 번 서류심사와 면접에 미끌어져 쓴 소주잔을 기울이던 때가 있었네요. 참고로 저의 꿈은 인사쟁이는 아니었습니다. 소방관이 되고 싶었던 적도 있고, 비행기 조종사가 되어 전 세계를 여행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며 그 꿈들은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여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게 되네요. 다행인 것은 막상 해 보니 인사쟁이로서의 일이 재미도 있고 적성에도 어느 정도 맞는 것 같구요.
  그러나 내가 희망하는 일이 취업 후 해야 할 일과 다르고 불행하게도 적성에도 맞지 않아 즐겁지 않다면 어떨까요? 통계를 보면 신입사원 30% 정도가 입사 후 1년 이내에 새로운 일을 찾아 이직하고, 직장인들이 하는 고민의 대부분은 직무 적성문제 또는 그것과 연관되어 발생하는 문제들입니다. 조직 역시 그런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출하고 있구요. 결국 적성에 맞지 않는 직장의 선택은 개인의 자아실현 기회를 박탈하고 기업에게는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적성과 희망에는 맞지 않더라도 적당히 적응할 수 있지만, 우수한 성과를 내고 인정받는 엘리트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미래를 걱정하는 평범한 구성원 중 하나가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취업은 자아실현을 위한 수단이지 목표가 아닙니다. 이 세상에는 여러분이 도전할 수 있는 일이 수없이 많은데 이 기회들을 외면하고 이른바 남들이 알아주는 연봉과 기업의 명성에 현혹되어 취업에만 긴 줄을 선다면 기업의 선택을 받기 위한 기준에 따라 휘둘릴 수 밖에 없는 것이구요.
  소위 취업 스펙쌓기에 앞서 대학 졸업 후 인생의 첫 단계를 어떻게 할지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합니다. 마음만 급해서 앞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한 분명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없다면 어학연수, 토익공부, 봉사활동, 공모전, 인턴경험 등은 모두 기업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가치와 기준에 의해 인정받지 못하고 폐기되는 시간낭비일 뿐입니다. 여러분 인생의 통제권은 자신에게 있습니다. 그 통제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꿈,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을 분명히 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하는 것이 바로 취업준비이고 조직에서 인정받는 엘리트가 되기 위한 준비입니다.
  9살 제 딸아이의 꿈은 죽지 않는 약을 만드는 과학자입니다. 죽지 않는 약을 만들면 아빠에게 먼저 주겠다네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 그리고 안전이 확인되면 엄마에게 주고….전 그 꿈이 꼭 이루어지길 바라지만 자라며 다른 분야에 관심이 생길 수도 있고 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과학자가 꿈인 지금 아이는 <내일은 실험왕>이라는 만화책을 제일 좋아하고 먹다 흘린 물을 화장지로 닦아내면 이것이 “흡수”현상이라며 아는 체를 하지요.
  여러분도 그렇지요? 무언가 좋아하거나, 하고 싶거나,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큼은 이상하게 귀에 눈에 쏙쏙 들어오고 밤을 새도 즐겁잖아요.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즐거운 분, 아이디어가 많은 분, 사람과의 교류를 즐기시는 분, 장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 숫자감각이 좋은 분, 자동차를 좋아하시는 분,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인 분….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에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 분야에서 진로가 열립니다. 어떤 분야의 대가라는 분 치고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일을 하는 분은 없습니다. 일이 즐겁다 보니 어느 순간 그 위치에 있고 돈과 명예가 같이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신중하게 자신의 직업을 선택해서 인생을 풍요롭게 채워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직장과 나쁜 직장은 근본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만약 있더라도 지금 이 순간 다른 사람의 가치와 기준에 의해 좋은 직장으로 보일 뿐입니다. 나의 적성과 희망에 따라 공정엔지니어, 신약 개발,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시고 거기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자연스럽고 즐겁게 키워나가시면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업이 여러분의 선택과 결정을 기다리게 됩니다.
  일시적으로 상황이 힘들어지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과연 내가 잘 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불안할 때도 있구요.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여러분 모두 미래에는 무엇인가가 돼 있을 것란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여러분 적성과 능력에 맞는 자리를 향해 점점 다가가 있게 될 것이구요. 똑바로 갈지, 빙 돌아갈지, 되돌아 왔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지는 모르지만, 순간 순간 내 삶을 소중히 생각하고 최선을 다 해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여러분이 있어야 할 곳에 도착해 있을 것입니다. IMF에 갈 곳 없이 절망했던 많은 선배들도 지금은 그렇게 돼 있거든요.


전영민 micjeon@naver.com


<글 올릴 순서>
① 적성과 장래에 대한 진지한 성찰   ⑤ 막막한 자기소개서
② 스펙 쌓기에 대한 유감                ⑥ 두근두근 면접
③ 왜 외국어를 배우세요?               ⑦ 에필로그
④ 대기업 vs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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