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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성의 오류’와 리더
제 873 호    발행일 : 2014.03.03 

  군인들이 정연하게 앉아서 가수들의 공연을 보고 있다. 별 관심도 없는 남자 가수의 무대가 이어지고 있다. 군인들은 듣는 둥 마는 둥 하품까지 하면서 형식적인 박수만 치고 있다. 남자 가수의 무대가 끝나도 진행자가 무대 위로 올라온다. 진행자는 무대에 나올 다음 가수를 소개한다. 다음 가수는 군인들의 로망인 ‘걸 그룹’이란다. 진행자가 멘트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흥겨운 음악이 깔리면서 드디어 걸 그룹이 무대에 등장한다. 흥분한 앞자리의 몇몇 군인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무대 앞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그 바람에 앉아 있는 군인들은 걸 그룹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걸 그룹을 보기 위해 앉아있던 군인들이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서고, 순식간에 모든 군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앞으로 몰리는 상황이 되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는 모방송국의 병영체험 프로그램이 가끔 보여주는 상황이다. 모든 군인이 일어서서 흥겹게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이 모습은 ‘구성의 오류’라는 용어를 생각나게 한다.
  ‘구성의 오류’란 “부분적 성립의 원리를 전체적 성립으로 확대 추론함에 따라 발생하는 오류”를 말하며 주로 ‘절약의 역설’, ‘가수요’처럼 특정 경제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용어다. 다소 어렵운 말이지만 위의 상황에 적용해 보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부분적 성립의 원리’는 앞자리의 일부 군인들이 한 행동에 해당된다. 즉, ‘더 가까이 걸 그룹을 볼 수 있다’는 이익을 취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앞으로 달려간 그들의 행위가 이에 속한다. ‘전체적 성립’은 공연을 관람 중인 전체 군인들을 말한다. 즉, 앞자리 일부 군인들의 행동 때문에 앉아있던 나머지 군인들까지 모두 일어선 모습이 이에 해당한다. 여기서 ‘발생한 오류’란 앞자리 일부 군인들의 행동으로 인해 앉아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공연을 모든 군인이 일어서서 불편하게 관람하는 상황을 말한다. 물론 실제 상황에서는  하나도 불편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이러한 ‘구성의 오류’는 우리 사회에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한정된 이익을 넣고 벌리는 경쟁관계에서 ‘구성의 오류’는 빈번히 생겨난다. 경쟁관계에 있는 누군가가 경쟁에 이기기 위해 불법은 아니지만 변칙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목적을 달생했고, 그것이 경쟁관계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알려져 그 변칙이 보편화된다. 그런데 보편화된 변칙으로 인해 대부분의 구성원이 ‘불편’이라는 ‘오류’를 감내해야 한다면 이것이 ‘구성의 오류’다.
  말이 어렵다면 우리가 처한 교육의 문제들을 예로 들면 쉽게 이해가 간다. 먼저 ‘사교육’을 들 수 있다. 누군가 ‘사교육’을 통해 입시경쟁에서 승리했고, 이것이 퍼지고 퍼져 이젠 ‘사교육’을 하지 않는 학생이 없을 정도다. ‘사교육’은 돈을 교육의 경쟁력으로 만들기 때문에 학력에 의한 부의 대물림이 사회의 구조적 모순으로 등장했고, ‘에듀 푸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가정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대학생들의 ‘스펙쌓기’도 마찬가지다. 언제부턴가 신입사원 공채에 토익, 토플 등의 점수에 가산점을 줬고, 이것이 퍼져 토익, 토플 점수는 취업 준비생의 기본 조건이 됐다. 여기에 각종 자격증, 대외활동 등에도 가산점을 준다는 인식이 보편화됐고 대학생들은 학문탐구는 뒷전이고 ‘스펙쌓기’라는 불편한 대학생활에 몰두하고 있다.
  ‘구성의 오류’는 전 구성원의 자발적 각성과 실천을 통해 바로잡아야 하지만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리더가 지금은 간절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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