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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현수막에 가려진 봄날의 캠퍼스
제 874 호    발행일 : 2014.03.17 

  봄을 예고하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3월, 우리 학교 캠퍼스는 갓 대학에 들어온 풋풋한 신입생들로 파릇파릇하다. 각 단대는 신입생환영회와 대면식, 크고 작은 축제와 행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두툼한 전공책을 옆구리에 끼고 무리지어 캠퍼스를 걸어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은 활력이 넘친다. 그야말로 정겨운 봄날의 캠퍼스 풍경이다.
  그러나 필자는 올해 들어 우리 학교 캠퍼스의 풍경이 마냥 정겹지만은 않다. 정문 등굣길에 양 옆으로 가득 늘어선 현수막들 때문이다. 형형색색  현수막의 각기 다른 문구들은 공통적으로 총장간선제로 인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 대립을 표출하고 있었다.
  실제로 우리 학교는 학내 구성원들의 반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990년부터 이어온 총장직선제를 포기했다. 표면적으로는 금권선거와 파벌조성 같은 총장직선제의 폐해를 막자는 취지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국비 지원사업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함이 더욱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교육부는 이번 달까지 총장간선제를 위한 새로운 선출 규정을 만들라고 지시했지만, 학내 구성원의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 김승택 총장이 간선제로 치루는 제10대 총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달 17일 교육부에 사직원을 내고 총장직을 내놓으면서 우리 학교는 현재 총장이 부재한 상태다. 더군다나 교수회와 직원회, 교무위원회는 새 총장 후보 선정에 관한 개정안을 놓고 팽팽히 대립하고 있어 학내 구성원간의 마찰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직원회는 교수회가 직원들의 의견 수렴없이 일방적으로 총장후보 선정에 관한 개정안을 만들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동등한 학내 구성원의 평등성을 보장하라며 직원회는 캠퍼스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거센 항의의사를 표출했지만 여전히 타협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교수회 역시 내부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교무위원회에서 지난 1월 교수회가 제출한 총장 후보 선정 규정안 중 일부 규정안을 고치면서 일부 교수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 11일, 교수회에서 임시 총회를 열었으나 이마저 직원회의 봉쇄로 파행을 겪었다. 직원회의 반발 속에 열린 교수회 총회도 의결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면서 우리 학교 차기 총장 선출을 위한 규정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문을 비롯한 학교 진입로와 본부 건물 주변으로 걸려있는 현수막들은 현재 우리 학교가 처한 갈등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교수회와 직원회, 교무위원회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에서는 현재 우리 학교의 상황을 보도하며 ‘사고 대학’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고 말한다.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얼굴인 총장 자리가 여전히 공석인 지금, 정문과 본부건물 주변을 도배하다시피 덕지덕지 붙은 현수막이 우리 학교의 얼굴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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