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응답하라 3057’ 총학생회의 ‘착한 출범식’을 기점으로 우리 학교 총학생회 출범식은 대형 무대와 유명 가수를 불러 화려하게 장식하던 보여주기 식 행사에서 탈피해 의미있는 활동으로 채워지고 있다.
올해 ‘ON&ON’ 총학생회 역시 학내 봉사활동으로 뜻깊은 출범식을 가졌다. 등굣길 학생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무료로 배부하고, 총학생회 임원들이 캠퍼스 곳곳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고 청소하는 환경정화사업을 벌였다. 학내 봉사활동을 통해 학생과 학교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총학생회의 초심을 되새긴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이번 총학생회의 출범식에서 가장 눈여겨 본 것은 ‘한가족 사랑나눔’ 행사다. 우리 학교 캠퍼스 환경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해온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총학생회는 ‘한가족’이라 칭하고 이들에게 다과회와 함께 이벤트, 공연, 식사를 대접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필자는 총학생회가 이번 출범식에서 우리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한가족이라 부르고 이들을 위한 시간과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한가족’. 총학생회가 말한 그대로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우리 학교에 없어서는 안될 가족같은 소중한 존재다. 그들의 땀과 노고가 있기에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깨끗한 환경과 편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총학생회의 말처럼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현실에서 우리 학교의 가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실제로 필자가 대학부 기자로 활동하며 취재했던 우리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근무 환경과 처우는 그다지 합리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건물 청소를 담당하는 근로자는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실제로는 더 이른 시간부터 나와 청소를 해야 한다. 8시부터 학생들이 강의를 들으러 오기 때문에 밤사이 쌓인 쓰레기를 치워 학생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하려면 더 일찍 나와 청소를 시작해야 한다. 근로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역시 부족했다. 근무시간 중 유일한 휴식시간인 점심시간 1시간 동안도 제대로 쉬거나 식사하지 못하는 근로자가 많았다. 학생들과 직원들의 눈에 띄는 곳에서 점심식사와 휴식을 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근로자들의 임금 역시 합리적이라 볼 수 없다. 우리 학교는 국공립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하달한 임금관련 사항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 기획재정부에서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을 내린 후, 정해진 규정만큼의 임금이 지급돼야 함에도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이를 제대로 시행하는 곳은 많지 않았다. 또한 우리 학교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에서 고용보험료와 국민연금을 뺀 실제 수령액으로는 그들의 생계유지도 버거운 실정이다.
총학생회의 이번 출범식을 통해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이 주목됐다. 이를 계기로 우리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한가족’으로써 정당하고 합리적인 근무여건과 처우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남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