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에 대한 슬픔이 채 아물기도 전에 연이은 화재사고로 또 희생자들이 생겨났다. 일련의 가슴 아픈 일들로 예전에 비해 다소 조용한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유권자들의 한 표를 호소하는 정치인들의 선거운동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한다. 왕도정치, 귀족정치, 금권정치, 독재정치 등 많은 형태의 정치체제가 있었지만 인류가 최후에 선택한 정치체제는 민주주의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복잡하고 거창한 설명들도 많지만 쉽게 말해 민주주의란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고, 정치의 주인이란 말이다. 그리고 선거는 그 주인이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현재로서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꽃이다. 또한 선거는 국민을 대신해 정치할 사람을 뽑는 일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인류가 지구상에 모습을 나타낸 이래 정치는 항상 존재해왔다. 그래서인지 ‘정치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선뜻 답을 할 수 없다. 청와대, 국회가 떠오르긴 하지만 ‘정치는 청와대와 국회야’라고 하기엔 어딘지 모자라 보인다. 정치가 중요한 것이긴 한 것 같은 데 나와는 상관없는 딴 세상 사람들 얘기 같다. ‘맨날 싸움만 하고, 지들 배불리는 데만 신경 쓰는 더러운 잡것들만 하는 것’이 정치 같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정치인들을 욕하고 탓하지만, 정작 선택의 순간에는 그놈이 그놈인데 투표해서 뭐 하냐며 고개를 돌려버린다.
정치를 정의한 많은 철학자와 학자들이 있지만 가장 많이 인용되는 정의는 논어에 나오는 ‘정자정야(政者正也)’라는 말이다. 즉,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란 말이다. 이 말에는 위정자의 솔선수범을 통해 백성들을 교화시켜야 한다는 뜻이 들어있다. 다르게 말하면 바른 사람만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한다. 다분히 공자(孔子)의 이상적인 정치관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렇지 못한 현실이 그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
좀 더 현실적인 정의로는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David Easton)이 한 정의로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 있다. 여기서 사회적 가치란 돈, 토지, 집, 식량, 천연자원 등과 같은 물질적인 것에서부터 권력, 존경, 명예 등과 같은 비물질적인 것까지 망라하는 것으로 흔히 인간의 욕구(need)를 충족시켜 주는 것들을 말한다. 이러한 것들이 무궁무진하다면 굳이 배분해줄 필요가 없겠지만 사회적 가치라는 것들은 인간의 욕구에 비해 한정적이다. 그래서 사회적 가치를 놓고 경쟁과 갈등이 생기게 되는데 정치는 그것을 권위적으로(어쩌면 강제적으로) 공평하고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경쟁과 갈등을 최소화하고, 그 사회 전체의 이익(공익)이 증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때문에 정치는 알게 모르게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준다. ‘정치는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면, ‘누가 해도 그놈이 그놈’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래서 투표를 안 하려고 생각했다면 당신의 생각은 바꿔야 한다.
당신이 한 표를 포기하는 순간 정치는 당신을 배려하지 않을 것이고, 당신이 정치에 무관심해지는 순간 정치는 소수 특권층의 이익을 위해 작동할 것이다. 결국 당신은 희망없는 하루 하루를 버티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같은 까마귀라도 덜 까만 까마귀가 있다. 당신이 선택할 백로가 없다면 조금 덜 까만 까마귀라도 찾아내 보자. 그리고 당신의 한 투표로 우리의 정치를 조금이라도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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