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를 받아 야수가 된 왕자와 그러한 왕자에게 붙잡힌 아버지를 대신해 인질이 된 아름다운 소녀 벨의 사랑 이야기인 고전 <미녀와 야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녀와 야수>는 영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뮤지컬로도 재창작됐는데,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것으로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가 있다.
<비스틀리>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미녀와 야수>의 여러 가지 버전들 중 하나다. 이 책에서의 야수는 돈, 외모, 인기까지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소년 카일 킹스버리이다. 이 완벽한 소년에게도 단 하나 부족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인격이었다. 모든 것을 가진 나머지 우월 의식에 빠져 외모가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홀대한 것이다. 카일은 결국 그 대가로 흉측한 외모의 야수로 변한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방법은 단 하나, ‘2년 안에 끔찍한 외모를 갖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여태껏 외모로 사람들을 판단해 온 카일에게 그것은 불가능한 일로만 여겨졌고, 결국 자포자기 상태에 이른다. 그 때 우연히 같은 학교 학생인 린다를 만나게 된다. 린다는 야수(카일)의 장미 정원에 침입한 마약 중독자 아버지를 대신해 카일의 집에서 나갈 수 없는 신세가 된다. 처음에는 카일을 ‘납치범’, ‘간수’로 부르던 린다였으나 카일의 내면(이전의 남을 깔보던 모습이 아닌)을 알아가며 점차 친구로, 그리고 마침내 연인으로 부르게 된다. 진정한 사랑을 찾은 카일은 마침내 카일 킹스버리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린다와 약혼하는 것으로 행복하게 끝이 난다.
비스틀리를 단순 연애소설로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 책 주인공의 변화를 보고 의문이 들었다. 보통 ‘미녀’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다른 <미녀와 야수>와는 달리 <비스틀리>에서는 주인공 ‘야수’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야수로 변하기 이전의 카일 킹스버리와 야수로 변한 뒤의 아드리언의 생각과 행동의 차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다. 카일 킹스버리는 여자 아이를 파티에 같이 가자고 초대한 뒤 진짜 파트너와 함께 나타나 그 여자 아이를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소년이다. 하지만 아드리언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아이를 그 여자 아이의 행복을 위해 놓아줄 줄 아는 사려 깊은 소년이다. 이런 내면의 변화와 아드리언의 고통을 지켜보며, 비록 내가 카일처럼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카일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맛봤다. 카일만큼 심하게는 아니지만, 나에게도 분명 외면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모습이 있을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 않을까? 여태껏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던 ‘외면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다’라는 말의 의미가 절실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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