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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독서로 새기는 ‘지혜의 나이테’
제 881 호    발행일 : 2014.09.22 


 

  얼마 전, 정문을 지나면서 눈에 띄는 플래카드가 있었다. 우리 학교 CI센터에서 주관하는 이벤트로 ‘대학생활 4년간 책 100여 권을 읽기’였다. 한 학기당 15권의 책을 읽으면 문화상품권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한번 도전해 봐야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대학생들이 책을 얼마나 읽지 않으면 학교차원에서 독서를 유도하는 이벤트를 진행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내 나에 대한 반성을 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 인생에서 대학시절만큼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시기는 없을 것 같다. 입시라는 커다란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시험공부에만 매달리다 보니 입시관련 책들 외에는 보기가 어려웠다. 빡빡하고 여유없던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처음 입학했을 때 주체할 수 없이 많은 공강시간들로 방황 아닌 방황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 시간을 이용해 평소 읽고 싶던 책을 읽었더라면 하는 후회와 함께 점점 더 여유가 없어지는 우리의 대학생활에 대해 생각해 봤다.
  책을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20대들의 월평균 독서량이 1.8권이라고 한다. 이 통계에 대학생들이 보는 전공서적까지 포함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라도 그렇다면 실제는 0권이란 얘기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요즘 대학생들은 옛날보다 바쁘다. 전공공부 이외에도 토익점수를 만들어야 하고, 공모전에도 참가해야 한다. 각종 자격증 준비도 하고 봉사활동도 해야 한다. 방학 때는 더 여유가 없다. 학원도 가야 하고, 대외활동에도 참가해야 한다. 여건이 되면 휴학하고 어학연수도 다녀와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취업을 하기 위해서다. 어쩌면 고등학교 시절보다 더 빡빡하고 여유가 없어 독서할 시간 같은 건 없다.
  바쁜 대학생활의 결실로 취업의 문을 통과하면 이젠 독서와는 안녕이다. 어리버리 직장인으로 20대 후반을 보내고 30대가 되면 결혼과 육아로, 40대는 밀려오는 사교육비와 자식 뒷바라지로, 50대는 미처 하지 못한 노후준비로 독서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독서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다. 주변을 보면 스마트폰 없는 사람이 없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하고 있다. 그것으로 e-book을 읽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게임이나 인터넷 검색, SNS를 하고 있다. 심지어는 누군가를 만나고 있는 자리에서도 스마트폰을 하는 사람이 있다. 모르긴 몰라도 하루 중 우리가 스마트폰에 투자하는 시간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알게 모르게 버려지는 시간을 활용한다면 바빠서 독서를 못한다는 말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나이를 먹을수록 지혜를 쌓아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탈무드 중에 ‘사람은 누구나 어른이 되지 않는다. 다만 아이로서 나이를 한 살씩 먹을 뿐이다’라는 구절이다. 나이만 먹는다고 해서 지혜의 나이테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에게 가장 깊고 넓은 지혜의 나이테를 새길 수 있는 것은 독서다. 시간 없다는 핑계를 버리고 우리 모두가 독서를 통해 지혜의 나이테를 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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