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의 밤은 화려했다. 여느 때처럼 화려한 네온사인 밑으로 시끄러운 노래가 흘러나왔지만 평소 친구들과 기분 좋게 2차 장소를 물색하던 것과는 달리 필자 손에는 카메라가 쥐어져 있었다. 사회부 기획기사 취재를 위해 방문한 이날, 중문의 화려한 모습 뒤에 가려진 어두운 면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전봇대마다 붙어있는 너저분한 전단지,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쓰레기, 지뢰마냥 거리에 수놓아진 토사물들은 이제 중문을 대표하는 모습이 돼버렸다. 중문 이곳저곳에 널린 보도거리로 인해 들뜬 맘으로 중문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 당시 모습을 돌이켜보면 망가져버린 중문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쓰레기장 같은 중문을 지나다녔다. 그중엔 쌓여진 쓰레기 위로 또 다른 쓰레기들을 버리는 학생들도 많았다. 중문의 너저분한 모습은 그들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필자만 하여도 친구들과 어울려 중문에서 술자리를 가질 때는 더러운 쓰레기들이 전혀 눈에 들어온 적이 없다.
중문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았던 하복대는 ‘클린화사업’으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되었다. 거리의 난잡하던 수많은 전단지는 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고 무수하던 쓰레기도 규격봉투에 쌓여 깔끔하게 정리됐다. 깨끗해진 하복대의 모습은 찾아오는 손님은 물론 인근 상인까지 놀라게 했다. 흥덕경찰서에서 매일 늦은 시각까지 순찰을 돌며 하복대의 미관을 신경 쓴 결과다.
이제는 중문도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필자는 ‘클린화사업’과 같은 인위적인 사업 이전에 중문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매일 밤 중문은 미화원들의 피나는 노력으로 치워지지만 깔끔한 거리가 다시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데는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 심리학 용어 ‘깨진 유리창 이론’은 중문의 이러한 상황을 잘 반영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나중에 그 지역 일대가 무법천지로 변한다는 것인데 무질서와 범죄의 전염성을 경고한 이론이다. 유리창을 깨는 것이 작은 돌멩이인 것처럼 중문을 쓰레기장으로 만드는 것이 작은 휴지조각일 수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여기에 있다. 중문의 모든 쓰레기를 치우기는 쉽지 않지만 작은 휴지를 거리가 아닌 쓰레기통에 넣는 일은 어렵지 않다. 한 명 한 명의 작은 의식이 큰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중문은 우리 학교 학생들의 쉼터 같은 곳이다. 기쁜 일이던 슬픈 일이던 삼삼오오 중문으로 달려간다. 그러한 쉼터를 쓰레기들로 넘쳐나게 한 것은 어찌 보면 부끄러운 일이고 우리 스스로가 반성해야 될 부분이다. 학생들 스스로부터 중문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고 중문을 변화시키려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작은 의식들이 모여 빛을 발할 때 중문의 쾌적한 모습을 보며 술 한 잔 기울일 날이 머지않아 찾아오지 않을까.








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