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수많은 공상과학 매체들과 같은 소재를 가져서인지 <뇌>라는 막연한 단어의 제목을 가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이 책이 나의 흥미를 유발하진 않았다.
이 책은 사뮤엘 핀처라는 정신병원 의사의 돌연사 사건에 의문을 품은 기자가 사건을 풀어가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핀처는 교통사고를 당한 후 식물인간이 돼버린 마르탱과 인간의 ‘뇌’에 관한 연구를 하던 중 최후의 비밀을 알게 된다. 최후의 비밀은 뇌의 어떤 부분을 자극하면 엄청난 쾌감을 느낄 수 있는지 알아내고, 그 것을 자신이 원할 때 충분히 자극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핀처 박사는 그 뇌 부분을 극심하게 자극하게 됐고, 결국 그 쾌감을 감당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
베르베르 작가의 이름을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책을 읽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반에 내가 제대로 읽는 건가를 의심하게 했던,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 2개의 사건이 책을 읽을 수록 자연스럽게 이어져 전개되는 점이 흥미로웠다. 특히 위험에 빠진 여 기자와 실험용 쥐가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병치적으로 나열했는데 그 부분이 무척 재밌었다. 또한, 주인공들이 인간행동유발원인을 찾아 그것을 기록하며 서로의 의견을 나눴는데, 정말 우리 인간의 행동을 유발하는 모든 원인을 말한 것 같아 놀라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이며 나의 진정한 삶의 목표와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눈에 보이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기가 어려웠다. 아직 내가 판단하기에는 심오한 것이라는 것만 어렴풋이 느낄 뿐이다. 인간을 구성하는 수많은 것 중에 하나인 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궁무진하고 위대하다는 것 정도만 느껴져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심리는 복잡하고 오묘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저자는 ‘문득 어떤 사람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각하지만 그 생각 중에서 표현되는 것은 너무나 적다.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정보가 실종된다. 우리는 사람들의 생각 중에서 단지 그들이 표현하는 것만을 알 뿐’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남이 나의 진심을 알길 바라지만 우리가 표현하는 것은 일부분일 뿐이다. 남이 나의 속마음을 다 알 순 없다. 남에게 기대하고 실망하고 서운해하는 인간의 단면을 잘 표현한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는 생소한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완벽히 이해가 가진 않는다. 하지만 작가가 말한 수많은 이야기 중에서 하나만은 확실히 공감이 간다. 인간의 마음은 다 알 순 없다는 것과 인간의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뇌와 인간은 참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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