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한다. 필자는 소위 말하는 ‘막장드라마’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보기도 싫다. 인터넷에 곧장 올라오는 해당 드라마의 편집 분량을 진위여부를 의심하며 몇 번 돌려본 게 전부다. 이번 문화부 기사 ‘막장도 하나의 장르다’를 작성하며 겉보기로 봤던 막장드라마보다 돋보기로 들여다 본 막장드라마가 더욱 잔혹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극 다음으로 사망자 수가 많은 드라마 장르는 무엇일까. 바로 ‘막장’ 장르의 드라마다. 그것도 극 중 엑스트라를 제외하면 드라마 속 주요인물의 사망 1순위는 당연 막장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문제는 그 수가 아니라 맥락과 관계없는 죽음이다. 수많은 사상자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막장과 명작의 차이는 바로 ‘개연성’의 유무이다. 막장드라마는 스토리를 이어나가기보다는 시청률 이어나가기를 고집하고 있다. 드라마 <왔다! 장보리>의 마지막 회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주연 장보리의 이야기보다는 그보다 인기가 많은 연민정이 필두가 돼 극이 진행됐다. 그로 인해 대한민국의 방송 수준이 질적으로 하향되고 있는 실정이다. 흔히 웰메이드(Well-made)드라마라 불리는 탄탄한 줄거리의 완성도 높은 드라마가 지상파 시청률의 압박에서 벗어나 케이블과 종편 채널로 돌아선 경우가 보여주듯, 더 이상의 공영성을 목표로 하는 지상파에서 잘 만든 드라마 찾기란 쉽지 않다. 시청자의 많은 권리 중 오직 즐거움만을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필자는 자료를 조사하며 막장드라마의 시청률에 두 눈을 의심했다. 막장드라마의 회가 지날수록 드라마 자체 기록을 세우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취재하며 느낀 막장드라마의 열기도 대단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패러디 영상이 넘쳐났고 인터뷰의 결과도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막장드라마 반발 세력은 분명히 존재했다. 막장드라마의 대표격인 <오로라공주>는 당초 계획이 120회였으나 높은 시청률을 이유로 작가가 55회를 추가해 총 175회로 연장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청자들은 임성한 작가에게 퇴출을 요구했지만 결과는 30회가 연장된 총 150회로 마무리됐다. 그럼에도 필자는 이 작은 움직임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흔히 한 시대의 방송은 그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다고 한다. 결국 우리가 막장드라마를 만드는 주체였다.
전에는 인터넷상으로 돌려보기라도 했던 막장드라마. 이제는 기사가 마무리되고 이 황당함에 벗어나게 되면 더 이상 그들의 드라마를 쳐다보지도 않겠다. 당신들에게도 권한다. 시청자의 품격을 지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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