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일이면 예나 지금이나 왜 이리 추운지 모르겠다. 필자는 학력고사 세대로 12월 중순경에 시험을 치렀는데 그때도 몹시 추웠던 기억이 난다. 수능은 11월 중순에 보는데도 몹시 추운 것을 보면 학력고사나 수능이나 인생의 커다란 관문이기 때문에 모두의 기억에 오래 오래 남으라고 동장군이 장난을 치나보다.
요즘은 태어나자마자 수능을 준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일찍부터 학업경쟁을 시작하니 이번 수능을 본 수험생들은 근 20년을 수능을 위해 살아온 셈이다. 20년의 삶이 수능이라는 한 번의 시험으로 평가받고, 그 평가결과에 따라 앞으로의 인생이 결정된다는 강박관념에 대다수 수험생들이 쫓기듯 살아왔을 것이다.
마음 같아선 모든 수험생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시험이라는 것이 우열을 가려, 줄을 세우는 게 목적이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그래서 시험결과에 따라 환호하는 사람도 있고 좌절하는 사람도 있다. 환호하는 사람들에겐 ‘축하한다’는 말 외엔 별로 해줄 말이 없지만, 좌절하는 사람들에겐 해줄 말이 많다.
지금 당장은 눈앞이 캄캄하고, 재수를 할까, 삼수를 할까 고민이 많겠지만, 먼 훗날 여러분이 나이를 먹고 지금의 처지를 돌아보면 참 별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할 것이 확실하다. 단 여러분이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갈 경우에만 그렇다.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100m 단거리가 아니라 41.195㎞라는 장거리 달리기에 인생을 비유하는 것은 지금의 1등이 끝까지 1등이라는 법도 없고, 지금의 꼴등이 끝까지 꼴등이라는 법도 없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초반 레이스에서 잠시 뒤쳐졌을 뿐 인생의 마라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순위에 너무 연연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줄 세우기 순위에서 1등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여러분의 행복이 될 확률은 낮기 때문이다.
행복은 여러분이 목표를 이룬 순간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찾아오는 것이다. 흔히 ‘적성’이라 부르는 자신의 잠재력을 찾아 그와 연관된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정한 목표는 자신의 능력과 주변 여건을 고려해 실현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목표를 정했다면 정보 수집과 주변의 조언을 통해 목표에 도달하는 길을 알아보고, 차근차근 그 길을 걸어가면 된다. 그리고 그 걸음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며 행복을 느끼면 된다. 그러다 보면 여러분은 어느새 목표점에 도착했을 수도 있고, 목표점에 도착하지 못했더라도 부쩍 성장한 자신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될 것이다.
수능에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 그것은 여러분의 적성이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에 맞지 않았을 뿐이다. 여러분의 적성과 재능은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고, 대학의 전공공부에서 지금과는 다른 자신의 능력을 발견할 수도 있다. 때문에 수능의 좋은 결과만이 여러분의 꿈을 이루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 인생에는 지금 여러분이 보는 길보다 훨씬 더 많은 길들이 존재한다. 스스로 찾고, 만든 길을 통해 남들과 다른 성공을 이룰 때 여러분의 모습은 더 멋져 보일 것이다.
이젠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됐다. 매서운 추위에 모든 생명이 움츠려들고, 꽁꽁 얼어붙은 땅 위에는 시들어 말라붙은 풀과 앙상한 나무들이 스산함을 더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싹을 틔울 준비가 시작되고 있음을 우리는 안다. 여러분도 찬 바람이 불면 봄이 가까워졌음을 알고 의연히 싹 틔울 준비를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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