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높은 수준의 과학영화를 자처하고 있는 <인터스텔라>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개봉 17일 만에 68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연일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크나이트> 시리즈와 <인셉션>이라는 영화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이 감독을 맡았고 각본은 그와 그의 동생인 ‘조단 놀란’이 함께 썼다.
이 영화는 엄청난 과학적 지식이 동원됐다는 기대감으로 인해 개봉 전부터 유명세를 탔다. 각본을 쓰기 위해 ‘조단 놀란’이 켈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4년 동안 상대성이론을 공부한 이야기, 특수효과팀이 블랙홀에 대한 논문을 낸 이야기 등 엄청난 과학적 지식이 영화에 묻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정작 영화의 내용은 놀라운 과학적 산물의 영화가 아닌 ‘반과학적 정서’와 ‘인간 애(愛)’ 가 주(主)를 이뤘다.
인간은 변화된 기후 때문에 고통을 겪는다. 과학자들은 천대 당하고 대학생은 극소수가 되며 농부가 우대받는 세상. 비가 내리지 않고 병해충이 들끓는 세상으로 변해버린 지구는 더 이상 인간이 손쓸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졌다. 인간이 손쓸 수 없는 상황은 인간과 가족의 사랑으로 해결된다.
영화는 사회적 아젠다를 제시한다. 특히나 ‘대박’을 친 영화는 큰 화두로 떠올라 사람들에게 비판 없는 지식을 주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투모로우>, <아바타>에서 보여진 인간의 탐욕스런 개발은 언제나 나쁜 것인가. 개발이 생존을 위한 선택일 수도 있음을 잊은 채 인간보다는 자연의 고결함을 우선시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자연재앙으로 인류에게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을 해결해줄 가장 적절한 방법은 과학일 것이다. 과학 자체가 인간이 자연을 연구하는 최첨단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인터스텔라>의 가장 큰 문제가 인류의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과학과 기술이 아닌 ‘가족 애(愛)’에 있다고 결론 내린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매우 높은 수준의 과학영화를 자랑했지만 실상은 과학을 비웃는 ‘반과학의 정서적 영화’였다.
영화는 단순히 재미있거나, 혹은 어떤 감동을 주면 그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에서 제시했던 것처럼 영화는 알게 모르게 무의식적 차원에서 우리의 선택을 결정하도록 유도한다. 특히나 대중이 좋다고 몰려드는 영화라면 더 큰 유도적 역할을 할 것이다. 그래서 영화를 바라볼 때에는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대중들은 자신들의 취향이 공격당하는 데에 큰 반감이 있고 뭔가가 좋다고 하면 그곳으로 몰리는 경향을 보일 수도 있다.
적어도 대학생이라면, 세상의 번영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사회적 아젠다가 ‘정상적, 현실적, 발전적’으로 설정될 수 있도록 깊은 지식과 비판적 태도를 가지고 문화 작품을 접해야 하지 않나 싶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이라는 대사의 ‘답’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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