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네이터의 배경은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이다. 영화 속에서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 컴퓨터 전략 방어 네트워크는 스스로의 지능을 갖추고는 핵전쟁의 참화을 일으켜 30억이라는 인류를 잿더미 속에 묻어버린다. 그리고 남은 인간들은 시체를 처리하는 일 등에 동원된다. 인간이 기계의 지배하에 있는 영화 속의 인간들은 무척이나 끔찍하고 가슴 아프기까지 한 모습이다. 수많은 미래학자와 과학자들이 이 영화와 같은 시대가 머지않아 현실로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슬픈 시대는 이미 우리의 눈앞에 펼쳐져 있다.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 기계는 지금도 도처에 널려있다. 그리고 우리는 별다른 의식 없이 기계를 사용한다. 하루가 온통 기계로 이루어진 날도 허다하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두 다리 대신 자동차를 사용하여 이동하고, 어느 주부의 일상은 늘 텔레비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날이 수가 늘어나는 기계중독자들. 현재 직장인의 약 40%가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속한다. 그들은 스마트폰을 휴대하지 않은 날엔 불안을 느끼고, 심지어 벨소리의 환청을 듣는 등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을 겪는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지배에 관해 생각해보자. 우리는 지금 기계가 없으면 생활이 어렵다. 아니, 사실 어렵다는 것은 매우 완곡한 표현이다. 기계 없인 하루를 버티는 것도 힘들 것이다. 물리적인 부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기계 중독자들은 제 곁에 기계가 없으면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낀다.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에 속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두고 온 날 벨소리의 환청을 듣고, 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장소였던 지하철에서 단 5분을 견디기가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이렇듯 기계는 일상의 전반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우리를 우리의 의지와는 다르게 행동하게 만들거나 생활 자체를 제약한다. 기계는 비록 영화 속 배경처럼 자아나 의지는 없지만 충분히 우리를 ‘조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습은 ‘지배’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이를 눈치 챈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다수 사람들은 기계의 위험성을 알지만 슬그머니 문제에서 고개를 돌리고만 있다. 필자 또한 이 대다수의 사람들 틈바구니에 있었다. 그러다 문득 아래를 보니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는 이미 예전부터 조용하게 우리 발밑에서 흐르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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