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몇 번의 봄을 경험할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의 평균 수명을 보면 대개 70번 내외의 봄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봄의 경험만큼 다른 계절을 겪는 것도 마찬가지지만, 유난히 봄이란 계절에 집중하게 되는 것은 겨울이 흰 도화지처럼 주변을 하얗게 만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에게도 유난히 기억에 남는 봄이 있다. 바로 작년 겨울이다. 대학교 4년을 4계절로 비유하자면 1학년은 봄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물론 처음 대학에 들어올 때는 내가 대학 인생에 있어서 봄이었음을 전혀 알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그때 처음 대학생이 된다는 말은 지독히도 시리던 수능날과 긴 겨울을 이겨낸 댓가였다. 이미 스무 해 가까이 살아왔고, 고등학생일 때만 해도 마치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생각했지만 막상 대학교에 들어왔을 때는 모든 것이 새로 돋아나는 새순처럼 새로웠다. 실수마저도 새로웠고,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고, 스무살이란 나이가 주는 일종의 특권이 날마다 은혜로웠다. 그리고 그러한 날들의 끝에 내 대학 생활은 이제 여름과 같은 2학년을 맞이한다.
또 봄이 찾아왔고,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그건 작년에 내가 느꼈던 것과 다른 시작일 것이다. 작년에는 겨울이 끝난 봄처럼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겨울이 너무 길다고 느낄 만큼 보고 싶은 사람들이, 주변에 새로 사귀게 된 사람들이 생겼다. 선배와 동기뿐 아니라, 후배마저도.
낯설고 생소했던 우리 학교도 이제는 한 계절이 한 바퀴 돈 만큼, 구석구석 새로운 모습을 본만큼 익숙해졌다. 대학 생활도 1학년 때보다 익숙해졌다. 이젠 여름의 열기처럼, 강렬한 에너지로 학교 생활도 더 열심히 해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봄의 두근거림이 줄어든 만큼 이번 봄에는 두근거림이 줄어들겠지만, 대신 몇 가지 이루고 싶은 꿈과 예전과 달리 본격적으로 전공 공부도 제대로 하겠다는 마음이 든다.
봄이 지난 뒤의 여름, 여름의 향기를 기대하며 새 학기, 그리고 2학년을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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