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마지막 주 우리 학교 캠퍼스 내 풍경을 기억하는가. 캠퍼스 도로 한 켠에는 신입생들을 태운 리무진버스가 오리엔테이션 장소로 출발하기 위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고, 같은 시간 바로 옆 개신문화관과 단과대학에서는 4년간의 대학생활을 마친 졸업생들의 학위수여식이 진행됐다. 신입생과 졸업생 모두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새로운 시작을 동시에 알리면서 설렘 가득한 한 해를 시작했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겪는 시작에는 ‘새것’이 따라붙는 경우가 많다. 새 학년, 새 학기에는 새 옷, 새 가방, 새 친구 등 모든 것이 새롭고 새로워야 한다는 인식 또한 일반적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신문사에도 새로운 얼굴들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게 됐다. 새 술을 새 부대(負袋)에 담으라는 말이 있지만 필자는 새 술을 익숙한 부대에 담기로 했다. 시작과 새것을 연관 짓는 사회풍조를 따라가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했으며, 새것보다 더 나은 기존의 것을 버려야 할 까닭 또한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선택한 익숙함을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편안함’일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변화보다는 기존의 익숙함을 선택하고자 하는 필자에게 ‘편안함을 추구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비난이 있을 것도 알고 있다. 특히나 글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이 익숙함에 젖어 진부한 글을 써낸다면, 독자가 꽉 막힌 기성세대의 불통(不通)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 또한 알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변화된 충북대신문의 낯설음보다 익숙한 충북대신문의 편안함을 독자들이 더 반길 것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 충북대신문은 많은 것을 시도해 독자와 소통했고, 시도한 것 중 성공한 부분을 보다 단단하게 다져왔기 때문이다. 지난 1년 충북대신문은 지금의 필자처럼 낯섬과 익숙함 속에서 고민했고 낯설어지기를 선택했다. 그 후 많은 것을 시도했고 힘든 과정도 있었지만, 낯섬을 극복하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중 성공한 부분을 단단하게 다졌다. 신문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1면의 배치를 바꿔 호평을 받았고, 독자권익위원회 1기를 모집해 보다 다양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고자 이번 개강호부터 새로운 코너를 개설했다. 필자가 새 술을 익숙한 부대에 담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마감을 통해 필자는 편집장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선배 기수가 다 나가고 데스크에 처음 앉아 마감을 지휘하다보니 어느 때보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려움과 맞닥뜨릴 때마다 지난 오랜 시간동안 거쳐 간 기자들이 기록한 신문 속에서 해답을 찾을 것이다. 이제 시작에 불과한 필자는 모두가 놀랄만한 개혁안을 내놓는 기지는 발휘하지 못할지라도, 익숙함 속에서 불통이 아닌 소통(疏通)하는 충북대신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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