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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해외 선진도서관 탐방대, 꿈 같던 시간
제 889 호    발행일 : 2015.03.23 

  나에게 해외배낭연수 7박 9일은 정말 꿈같은 시간이었다.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솔직히 나는 유럽보다는 미국으로 가고 싶었다. 때문에 파리나 로마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여행 첫날부터 파리의 매력에 푹 빠졌다.
  문화강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프랑스의 도서관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모든 도서관(미테랑, 오페라, 리슐리외)이 최소 20년에서 300년 전의 건축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건물뿐만이 아니라 소장된 자료들도 보물로 다뤄지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직지심체요절 또한 박물관이 아닌 리슐리외 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각 도서관은 분야별로 특성화된 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로 이용자를 맞이하고 있었다. 도서관 건축 스토리, 이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배려한 자료실 조명, 어떻게 이런 걸 만들었는지 궁금하게 만드는 기발한 사인물, 심지어 안내 현수막의 색감, 글자체까지 뭐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이용자 수준 또한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도서관 이용자의 대부분은 온전히 책에만 몰두하고 있었으며, 자신과 남을 방해하는 그 어떤 소음도 허락하지 않았다. 도서관 모습을 하나라도 더 담아가기 위해 누르던 카메라 셔터소리조차 미안하게 느껴졌다.
  파리의 첫인상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회색, 검정 일변의 무채색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로마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깔이다. 감정적이고 직설적이다. 이탈리아는 거지도 조인성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잘생긴 남자가 많은 것은 잘 모르겠지만 잘 웃는 남자가 많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눈이 마주치면 무조건 씽긋 웃어준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틀째 되니, 나도 모르게 모르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저절로 웃게 되었다. 물론 한국에 오자마자 이런 증상은 싹 사라졌지만. 여행 일정에서도 파리와 로마는 차이가 있다. 대다수의 배낭여행족들이 로마 여행의 일정만큼은 비용과 시간을 고려해 최대한 효율적인 투어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우리 연수팀도 로마에서 바티칸 투어, 이탈리아 남부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는데 아주 좋았다.
  이번 연수로 방문한 도서관 중 대학도서관은 로마의 폰티피션라텐이 유일했다. 폰티피션라텐 도서관은 작은 규모의 도서관이지만, 유명 건축상을 수상할 만큼 멋드러진 곳이다. 기존 건물을 살리면서 신축건물을 덧대는 방식으로 지어진 것도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사례였으며, 자료실과 열람실이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각기 독립된 느낌을 주는 것도 독특했다. 노란색 계통의 간접조명과 따뜻한 느낌의 원목 인테리어 마감으로 안정감과 일체감을 주는 컨셉도 좋은 벤치마킹 사례였다.
  사실 우리 연수팀이 욕심이 많아 일정도 촉박하게 진행되었고, 방문한 도서관 숫자도 계획보다 늘었다.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온종일 걸은 날이 대부분이었다. 혼자서는 절대로 소화해낼 수 없는 일정이었지만 든든한 팀원들이 함께라서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다. 지금은 지치고 힘들었던 기억은  흐릿하게 지워져 있고, 즐겁고 아름다웠던 추억만 또렷하게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해외배낭연수라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 학교에 다시 한번 감사하며, 이런 좋은 경험을 더 많은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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