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봄의 전령사들이 저마다의 특색을 뽐내며 울긋불긋한 싱그러움으로 학교를 물들인다. 지난 3월 2일 입학한 4천 595명의 15학번 새내기들이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캠퍼스를 깨우는 봄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은 서로 경쟁하듯 자태를 뽐내며 우리 학교를 더욱 아름답고 싱그럽게 해준다. 이들이 있어 우리 학교의 현재와 미래는 밝고, 이들이 대한민국의 중심인 우리 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교직원들의 모습에 마음 든든하다.
그러나 지난 입학식 때 학부모 컨퍼런스를 통해 상담한 학부모의 한마디가 영 마음에 남는다. “우리 애는요, 충분히 인(in)서울 할 수 있었는데, 이곳에 왔어요. 장학생으로 선발도 되었고... 그런데 얘가 계속 이 곳에 있을지 아니면 다시 인(in)서울 할지 잘 모르겠어요.” 선뜻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것이 현재 많은 학부모들이나 우리 새내기 학생들이 갖는 공통된 고민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필자는 기회 있을 때마다 우리 학생들에게 “충북대인으로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고 대학생활을 하자. 그래야만 나름대로 만족하며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한다. 그런데 솔직히 이러한 목소리는 속절없이 허공을 가르며 메아리만 울리다가 사라지는, 그야말로 뻔한 구호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곤 했다. 사실 우리 학교는 교직원을 비롯해 학생들이 충북대인으로서 함께 같은 소리로 외칠 수 있는 구호나 모토가 없지 않은가!
미국 건국 시기 이야기로 우리에게 아주 잘 알려진 “우리에게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친 버지니아 주 대표 패트릭 헨리는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하고 의미 있는 말을 함으로써 오늘날 미국으로 성장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다. 당시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원했지만 당시 13개의 각 주는 자기만의 특성을 굽히지 않아 통일된 독립운동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때 패트릭 핸리는 1774년 첫 번째 대륙회의 때에 “I am NOT a Virginian, BUT an American”이라고 외침으로써 13개 주가 모두 하나의 “미국인”이 되어 2년 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너도나도 “I am an American”을 외치며 미국인으로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고 지금의 거대한 미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우리도 하나가 되기 위한 무언가를 외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불과 몇 해 전 우리는 부실대학으로 지정되는 수모를 겪었다. 그후 모든 구성원이 노력해 지금은 국내 10위, 아시아 100위권 대학으로 성장할 동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아직 2% 부족함을 느낀다. 바로 함께 외칠 구호나 우리를 하나로 묶어 줄 구체적인 동력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인근의 카이스트는 그 구성원들이 스스로를 “카이스티안(KAISTian)”이라 칭하며 자신들만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키워가고 있다. 이제 우리도 충북(Chung Buk)대인으로서 우리 스스로를 “씨빌리안(CBlian)”이라 칭하며, 충북대인으로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키워가면서 21세기 새로운 대학문화창달의 주인공으로 거듭나자고 제안한다. 영국의 명예혁명과 미국의 독립혁명, 그리고 프랑스 시민혁명의 주역으로서 인간의 이성과 시민의 기본권, 그리고 민주주의의 기틀을 만든 “씨빌리안(Civilian)”의 21세기 뉴 버전으로서 말이다. 이럴 때야말로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학교가 대한민국의 중심인 청주에서 세계적인 선도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글로컬(Glocal) 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교직원들도 “씨빌리안(CBlian)”으로서 학생들 스스로 꿈을 실현해 갈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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