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땅이 갑자기 무너지지 않을까’를 걱정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안일함이 틀렸음을 보란 듯이 보여주는 사건들이 지난해부터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인도나 차도를 비롯한 지면이 갑자기꺼지는 일명 ‘씽크홀(sinkhole)’이 우리 나라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마치 우리의 안일함을 비웃기라도 하듯 씽크홀의 심각성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씽크홀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서 있는 땅이 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떨며 살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관계 기관이 싱크홀 대책방안을 내놓고 시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믿을만한 피해 복구와 예방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씽크홀의 공포에 휩싸이게 된데에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절대 맹신이 한 몫 하고 있다. 한 국가의 경제발전에 기반이 되는 도로, 항만, 철도, 상하수도 등 공공 건축물이나 설비가 바로 씽크홀의 주범이지만 이를 연결짓는 사람이나 정책은 그리 흔치 않다.
우리는 생겨난 씽크홀을 메울 생각만 했지 씽크홀을 예방하기 위해서 기존의 사회간접자본을 검점하고, 새로 건설되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해서는 설계단계부터 신중하게 모든 안전요소를 고려해 진행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지금 이 시간에도 지하수 물길을 돌리는 공사는 진행되고 있고, 거미줄 처럼 얽힌 상하수관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 되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인간을 ‘생각하는 동물’이라고 부르지만 눈앞의 편리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 사람들이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맞는지 의심스럽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씽크홀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의 사회간접자본은 우리에게 많은 혜택과 믿음을 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갑자기 사회간접자본에 대해 안전의식을 높이자는 주장이 사람들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들의 구멍난 안전의식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될 것이다. 씽크홀만 메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 구멍(thinkhole)도 메꿔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씽크홀을 그저 독립된 하나의 현상으로 보지말고 ‘사회간접자본에서 발생한 사고’로 보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큰 재해가 발생하기 전에 씽크홀의 원인을 분석해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몇 번이고 살피고 조치를 취해야만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