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버지’란 단어를 잊고 산다. 책 에서나 보아온 단어가 아버지다. 현세대는 ‘아빠’라는 단어에 익숙해져 있지만, 우리 세대의 익숙한 단어는 ‘아부지’였다. ‘아부지’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던 꼰대 친구들의 표현은 ‘우리 집 대빵’ 등 은어로 불려졌던 아버지! 해마다 이때쯤이면 가슴 시리게 불러 보고 싶은 이름이다. 어느 대학 총장을 지낸 아들이 아버지의 회고록을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된 글을 접하면서 나 자신을 본 듯해 하루 종일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던 단어, 아버지!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어느 대학의 총장이 된 아들은 어릴 적 가정 형편도 머리도 안 좋았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못 배운 한을 풀기 위해 그를 큰 도시의 중학교로 진학시켰다. 하지만 입학하고 치룬 첫 중간고사 성적은 68명 중 68등, 꼴지. 중학생인 어린 마음에 꼴지 성적표를 그냥 보여주기 힘들어 1등으로 성적표를 고쳐 보여드렸다. 아들은 태연하게 강가에서 멱을 감고 돌아와 보니 아버지는 집안 어른들, 동네 사람들을 모여 놓고 아들의 책거리를 한다며 집안의 유일한 재산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다음 날 “아부지...”라 불렀지만 다음 말을 이을 수 없었던 아들은 죽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사건 이후로 열심히 노력해 17년 후에 대학교수가 된 아들은 45세가 되던 어느 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과 하기 위해 “어무이...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요...”하고 말하려는데 아버지께서 “알고 있었다. 그만해라. 손자 듣는다”고 하셨다. 자식의 위조한 성적을 알고도 재산 목록 1호인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인 그가 지금도 감히 알 수가 없단다.
우리의 부모님은 늘 자식을 말없이 지켜보고 잘 되기를 기도할 것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아버지란 누구인가?’란 제목의 글귀를 옮겨본다.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하고, 겁이 날때 너털 웃음을 짓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의 학교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돼 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이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 때문에 슬픈 사람이다. … 중략 …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 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 중략 … 아버지의 최고 자랑은 자식들이 남들에게 칭찬받을 때다. … 중략 …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분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내 아버지는 나의 마음속에 어떤 존재로 자리하고 있을까. 오늘 밤은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잠 못 이루는 밤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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