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학기 중간고사도 어느덧 마무리됐다. 매번 중간.기말고사 기간이 끝나갈 때 즈음이면 우리 학교 대표카페 자유게시판이나 학교 앱 등에 부정행위를 목격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부정행위 근절의 필요성이 제기되곤 했던 것처럼, 이번 학기 중간고사가 마무리돼가는 지금도 여전히 부정행위를 목격했다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줄지 않고 있다. 실제로 시험기간이 막 끝나고 난 강의실에서 깨알 같은 글씨로 도배된 책상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교에서는 이와 같은 부정행위와 공공기물을 더럽히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부정행위 적발 시 F학점을 부여하는 등 초강수를 두고 있지만 제도를 통해서는 근본적인 근절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여러 해를 거치면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중간고사의 경우는 총학생회가 직접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노력을 벌였던 터라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 총학생회는 본부와 협의를 통해 ‘CBNU 학교사랑 캠페인’을 펼치며 부정행위 근절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밝히고 이번 중간고사부터 시험 답안지 하단에 ‘당신의 양심은 A+입니까?’라는 문구를 삽입하는 등 자발적인 컨닝 근절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모든 강좌의 시험지에 일괄적으로 문구가 삽입되지 않아 다수의 교과목에서는 이전과 동일하게 문구가 삽입되지 않은 시험지로 시험이 치러졌고 부정행위는 기대했던 것만큼 효과적으로 줄어들지 않은 것 같다.
  모든 시험지에 부정행위 근절을 유도하는 문구가 들어가지 않은 것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지만 이처럼 총학생회와 본부에서 직접 나서 부정행위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부정행위가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이 자신의 양심을 먼저 돌아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상대평가 제도를 바탕으로 성적이 부여되는 우리 학교 특성상 몇몇 학생이 부정행위를 할 경우 다른 학생들의 점수가 낮아지게 돼 피해를 입는 학생이 발생하기 때문에 부정행위를 하는 학생들이 더욱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만 한다.
  학생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해 자발적으로 부정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우리 학교가 계획하고 있는 반부패 청렴정책은 가히 주목할 만하다. 기존에 교직원에 한정해 진행해온 청렴정책에서 학생들의 청렴의식 고취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가함으로써 학생들의 청렴의식, 예를 들면 부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인식 개선 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는 지금까지 외면했던 우리의 양심을 다시 돌아보는 행동이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부정행위자에게 묻고 싶다. 부정행위를 통해 얻은 당신의 성적이 A라면 당신의 양심에는 얼마의 성적을 부여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