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악할 만한 사건이 있었다. 포도주를 먹는다 생각하고 먹으라며 교수가 내민 병을 한 대학원생은 거절하지 못했고, 그는 동료들의 인분을 포도주인 것처럼 마셨다. 반항은 할 수 없었다. 교수가 내민 인분이 그에게는 포도주였고 그래야만 했다. 그가 받아야 했던 고통은 인분을 먹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24시간 교수의 감시 아래 얼차려를 받았고 피부가 괴사할 지경에 이르기까지 구타를 당했다.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고 2년 동안 이 같은 일이 반복됐다.
영화나 소설 속에나 있을 법한 인권 유린 행태가 대한민국 지성의 상아탑이라 불리는 대학 내에서 아무렇지 않게 수년간 자행돼왔다는 상식적이지 않은 소식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지도교수로부터 학대를 받아온 대학원생은 교수를 꿈꿔온 사지 멀쩡한 청년이었고 단지 자신의 꿈을 이뤄주겠다는 지도교수의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간 취업준비생이었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지도교수는 자신의 제자가 교수가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약점 잡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한 대학원생의 자발적이지 않은 희생으로 한때는 지성인의 아이콘이었던 대학의 인권이 바닥에 떨어졌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대학생 인권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권침해는 취업이 어려운 사회로부터 발생하는 부작용일 가능성이 있다.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대학생들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불이익에 대한 정당한 저항이 혹여 자신의 취업에 부정적인 결과물이 돼 돌아오지는 않을까 마음 졸이는 경우가 허다한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제관계를 마치 상하관계로 여기며 악용하는 사례들이 발생하면서 대학생을 사회적 약자로 바라보는 시선도 생겨났다.
시기적절하게도 우리 학교에 인권센터가 신설될 예정이라는 소식은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진정 대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관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아직 대한민국의 대학생은 누구나 불안한 미생이다. 완생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미생을 마구 대할 권리는 누가 준 것인가. 미생에게도 인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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