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기자는 인천의 한 워터파크에서 인명구조원으로 일한 적이 있다. 하루에도 수천 명씩 방문하는 곳이다 보니 별의별 사건이 수도 없이 일어났다. 그 수많은 사건 중 제일 기억에 남는 사건은 몰래카메라 사건이다.
하루는 휴게실에서 쉬고 있는데, 한 여성이 들어와 “어떤 남자가 담장 너머에서 샤워장을 훔쳐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과 함께 샤워장 쪽으로 가보니, 담장 너머에서 한 남성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 손은 스마트폰, 또 다른 한 손은 성적 행위를 하고 있었다. 기자와 눈이 마주친 남자는 곧바로 도망쳤다. 그 뒤를 한참을 뒤쫓아 갔지만 결국 붙잡지 못했다. 이후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 변태남은 잡히지 않았다.
지난 8월 여자탈의실 몰래카메라 사건으로 세상이 들썩였다. 한 여성이 금전을 받고 경기도 용인의 한 대형 워터파크에서 몰래카메라를 찍었다. 피해자만 해도 수백 명에 이른다. 몰래 카메라를 사주한 남성은 동영상을 유출하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지만, 이미 동영상은 외국 성인사이트에 유포된 상황이다. 여성은 제지없이 탈의실 내부를 자유롭게 다녔지만, 아무도 가방 속 몰래카메라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워터파크에서 일해본 나로서는 예견된 사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손님들의 가방과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굳이 가방이 아니더라도 어디든지 몰래카메라를 숨길 수 있다. 시계와 신발 그리고 담배에 숨겨진 몰래카메라로 언제든지 우리들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다.
몰래카메라는 명백한 범죄이다. 그만큼 피해자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것이다. 하지만 가해자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몰래카메라 가해자들은 불구속 입건으로 집에 귀가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몰래카메라 구입이 생각보다 쉽다는 것이다. 당장 일간지 신문에도 ‘모자형 특수 카메라 특가판매’라는 광고가 버젓이 실린다. 어디에도 이를 단속하는 기관은 찾아볼 수 없다.
최근 12년간 몰래카메라 사건은 8배로 급증했다. 숨겨진 사건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자는 우리 가족일수도 있다. 이 칼럼을 보고 있는 지금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몰래카메라가 작동하고 있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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