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발로 많은 대학교에서 대자보를 붙이면서 다시 한 번 대학가 대자보가 주목받고 있다. 대자보는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 대학가에서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벽보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나아가 때로는 정형화된 기성언론보다 대학가에 나붙는 대자보가 더 날카로운 시선으로 시국현안을 전하곤 했으며 요즘에는 SNS와의 결합을 통해 파급력을 더하면서 대자보는 새로운 주류언론으로 떠올랐다.
개신대동제를 즈음하여 오랜만에 우리 학교에도 대자보가 나붙었다. 대자보의 내용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충북대를 규탄하겠다는 것. 대자보를 붙인 ‘진짜 대학 기획단’ 측은 세월호와 위안부 등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대자보를 통해 알리고 싶었으나 일부 단과대학에서 자신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게시를 거절했다며 사회과학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의 사과를 요구,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단과대학 학생회 측에서 공식 입장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며 학생들의 이해를 도운 반면, 진짜 대학 기획단 측에서는 별다른 입장표명 없이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천막농성 20일차에 접어든 진짜 대학 기획단은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애초에 그들의 목적이 세월호, 위안부에 관련된 대자보를 게시하는 것이었다면 지금 학교를 향한 강도 높은 비난의 목소리가 담긴 대자보를 학교 한복판에 게시하기에 앞서 그 공간에 세월호, 위안부와 관련된 대자보를 먼저 게시했어야 한다. 처음의 목적을 뒤로 한 채 학교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천막농성은 대자보라는 대학 고유의 문화를 이용해 분란을 조장하려는 행위로 여기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진짜 대학 기획단은 자신들이 요구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빠른 시일 내로 분명하게 밝혀 불분명한 목적에 의문을 가지는 학생들에게 해답을 줘야 할 것이다. 더불어 지금 주장하고 있는 학생 표현자유 침해와 관련해서는 자유를 침해받고 있는 현실임이 분명하다는 타당한 근거가 있다면 학교를 비난하는 것에 머물 것이 아니라 동시에 표현의 자유를 되찾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행동을 병행하길 바란다.
현재 진짜 대학 기획단의 농성으로 인해 학생 자유 침해라는 문제가 학생들에게 인식된 상태다. 공통의 의제로 부상하게 된 이상 진짜 대학 기획단은 이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분명한 입장과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대안 없는 비판은 문제제기에 불과하며 분란을 조장할 위험이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