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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두 바퀴로 그려낸 러시아의 꿈
제 903 호    발행일 : 201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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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즈드라스뜨부이쩨! 안녕하세요! 충북대 도시공학과 10학번 평범하지 않은 학생 박하늘입니다. 저는 누구도 해보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그런 경험으로는 무인도 여행, 염전 알바, 고무보트 타고 금강일주, 100km 울트라마라톤, 철인3종 경기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이맘때 저는 동북아의 미래를 찾기 위해 만주 및 극동러시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중 북.중.러 3국 접경지대에서는 수많은 건설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그걸 보며 저는 이곳이 향후 동북아의 중심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이곳에 두바이와 같은 세계적인 신도시를 건설하자!”는 제 꿈을 확고히 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벌써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어서 러시아로 진출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러시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노어노문학을 복수전공하기 시작했고 러시아에 큰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일 년 뒤인 2015년 5월, 에스토니아 탈린대학교 교환학생에 선발됐습니다. 에스토니아에 가면 러시아어와 함께 영어를 익힐 수 있고, 유럽여행도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에스토니아 탈린대학교까지 자전거를 타고 러시아를 횡단해 가자’고 결심했습니다. 그 여행길에서 많은 러시아인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러시아어까지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한 달 뒤, 저는 자전거와 함께 시베리아 횡단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여행이 누구나 떠날 수 있는 여행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때문에 준비물과 경비를 최대한 줄였습니다. 평소 타던 중고 하이브리드 자전거(10만원대)와 의류로는 반팔티, 얇은 바람막이, 우비, 반바지, 냉장고바지, 크록스 슬리퍼와 여행 경비로 용돈을 아껴 100만 원을 준비했습니다. 여행경비는 페리요금 20만 원을 제외하고 하루에 만원씩 쓸 계획이었습니다.
  2015년 6월 28일 동해항에서 블라디보스톡 행 페리에 올랐습니다. 24여 시간의 항해 끝에 블라디보스톡에 도착해 에스토니아 탈린으로 향해 자전거 페달을 밟았습니다. 첫 구간인 블라디보스톡에서 하바롭스크까지 808km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기억합니다. 처음 러시아에 도착해 홀로 연해주의 불모지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매일 약 100km씩 달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허벅지 안쪽과 자전거 안장의 계속된 마찰로 앉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원래 하려고 했던 카우치서핑(현지인 집에서 무료로 숙박)은 계속 실패했고, 교통비를 쓰지 않겠다는 결심도 하바롭스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약 3,000km를 기차로 이동하면서 깨졌습니다.
  극동지역을 지나 이르쿠츠크부터는 본격적으로 시베리아 지역에 접어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시베리아에 대한 기억은 따뜻해졌습니다. 저는 러시아 커뮤니티 ‘VK’를 통해 알게 된 안드레이에게 그의 집에서 하루만 묵어도 되냐고 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답장이 오지 않아 저는 숙소를 찾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그를 마주쳤고 저는 다짜고짜 그에게 하루만 재워줄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는 집에 갓난아기가 있어서 안 된다며 저를 호텔로 안내해주고 자신의 집에 못 재워줘서 미안하다며 1,000루블이라는 거금을 제게 건넸습니다. 또한 그는 호텔비도 저 몰래 계산해 주었습니다. 다음 날 찾아와 잘 묵었냐고 묻는 그에게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안드레이 같은 친구를 많이 만났습니다. 그들의 친절을 받으며 “이번 여행은 에스토니아에 도착하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게 은혜를 베푼 모든 러시아인들에게 보답을 해야 끝난다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저는 그들에게 “여행이 끝나면 이 여행기를 책으로 만들어 그들에게 보내줄 것”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따뜻한 기억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상한 사람을 따라가다 돈을 빼앗기거나 카메라를 도난당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라이딩 도중 개가 달려들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두 달 간의 여정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성격 때문입니다. 저는 안 좋은 일은 빨리 잊고, 좋은 일은 오래 기억하는 성격입니다. 덕분에 지난 날의 힘든 일은 다 잊고 현재의 매 순간에 집중하며 행복을 느끼고 살아갑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2015년 8월 27일, 드디어 두 달간의 여정 끝에 탈린에 도착했습니다.
  여행을 준비할 때 몇 가지 목적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러시아 친구들을 많이 사귀는 것이었고, 두 번째로는 러시아어 실력을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여정을 무사히 완주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들 목적을 모두 이뤘고, 여기에 더해 중요한 것을 얻었습니다. 사소한 것에 감사하고 큰 욕심 없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는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직 스물여섯, 그들처럼 평범하지만 행복한 인생을 지금부터 꾸려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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