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는 이번 호부터 사회부 기사를 맡게 됐다. 첫 기사로 고등학교 때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딩’을 취재해 보기로 했고, 노량진을 찾아갔다. 일부러 고시생인척 하고 위장 취재에 들어갔다. 마치 고시를 앞둔 학생처럼 지친 표정으로 공무원 학원에 들어가 상담을 신청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원하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학원 관계자는 “방학 중이라 고등학생들이 학원에 많이 다니고 상담건수 또한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공딩’이 많다는 얘기다.
나는 밖으로 나와 지나가는 학생을 인터뷰했는데 조금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송예진(서울시 광진구.15) 학생은 “반에서 4~5명 정도 공무원이 되길 원하는 데, 그 친구들 중 1~2명은 학교 수업과 공무원 시험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며 “그 친구들은 방학 중에는 공무원 학원에 다닌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뿐만 아니라 중학생들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좀 더 어려 보이는 학생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으며 중학생으로 보였던 그 학생은 실은 초등학생이었다. 그 학생이 말한 내용은 더 충격적이었다.
권지민(서울시 동작구.13) 학생은 “친구 중에 1~2명 정도 학교를 다니면서 공무원 시험에 필요한 과목들을 따로 공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청년 취업난 해소을 목적으로 매년 공무원 채용 인원을 늘릴 것이라고 전한다. 게다가 2013년부터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과목인 수학, 사회, 과학을 선택과목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청년 취업난과 공무원시험 유인 정책이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서울 미성초등학교 구종미 선생님은 “선행학습을 하면 앞서 나간다고 착각 하지만 사실 중요한 것은 적기교육”이라며 “제 때 발달해야 할 것들을 방해하는 우매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어린 학생들까지 취업 전쟁에 몰아놓고 있는 현실을 묵과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아직 자신이 무엇이 되길 원하는지도 모르는 학생들에게 ‘공딩’의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그들의 꿈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함께 빼앗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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