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한 후배는 필자에게 “전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보다 한 살 어린 그 후배는 우리 학교 사회과학대를 다니고 있다. 그는 꿈을 갖고 공부했고, 본인의 적성에 맞는 학과로 진학했다. 그럼에도 그는 전과를 생각하고 있다. 그 후배는 그 이유로 “취업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대다수 학생이 전공과 무관하게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인도 꿈속에서 깨야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부가 청년 취업에 대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청년 취업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과거 호황을 누린 조선.해운업은 구조조정이 예견되고, 우리나라 5대 그룹 중 4곳이 상반기 채용 인원을 동결했다. 그럼에도 갈 곳 없는 대학생들은 공무원과 대기업 취업설명회를 기웃거린다. 이와 같은 현실이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는 고달프기만 하다. 어쩌면 전공과 적성을 맞춰서 직장을 간다는 것이 사치일지도 모른다.
물론 그 후배가 전과하고 싶은 학과를 못 찾은 것은 아니다. 필자에게 행정.경영학과 쪽으로 공부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서 경영학과나 행정학과가 대기업 취업에 유리하고 해서 그쪽으로 공부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본인의 적성과 능력보다는 오로지 취직을 위해 전공 선택을 한 것이다.
이는 그 후배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잡코리아가 발표한 ‘2015 평균 직업 퇴사율’에 따르면 대기업 신입사원 퇴사율은 10.2%로 집계됐다. 수많은 청년들이 원하는 대기업을 취업해도 10명중 1명이 결국은 회사를 그만두는 셈이다.
독일의 여성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이란 자신의 책에서는 인간이 활동하는 것을 노동과 행위으로 구분하였다. 여기서 노동은 먹고 사는 것에 대한 문제고, 행위는 본인의 적성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나 아렌트가 주장한 노동과 행위는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취직(就職)과 취업(就業)의 차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직장에 일한다는 점에서 같은 뜻을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사실 이 둘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회사에서 일하고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동(직분 직:職)과 스스로의 적성을 보여주는 행위(직업 업:業)로 나눠지는 것이다. 취직과 취업이라는 두 가지 선택에서 필자는 그 후배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취직이 아닌 취업을 하자”








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