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All Is Lost>는 조난 영화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오직 한 명의 주인공과 그의 배만이 등장해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홀로 등장하기 때문에 100여 분의 러닝 타임 동안 대사는 두 세 마디밖에 없다. 나머지 모두 바닷소리와 새소리, 그리고 주인공의 감탄사들로만 채워진다. 그래서 다른 영화에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던 ‘배경의 소리’에 조금 더 몰입할 수 있다. 드넓은 바다 한 가운데라는 공간적 배경이 주는 무게감 있고 장엄한 분위기는 이를 통해 한층 더 수월하게 형성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대사 없는 영화의 주인공은 동료는 물론 풍족한 물자도 없이 오로지 자신만을 믿고 넓은 바다를 표류한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라는 극심한 외로움에 빠져 희망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또한 그랬다. 다른 조난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면이 여기에 있다. 바로 주인공의 너무나도 인간적인 면모가 그것인데, 주인공은 삶의 지푸라기를 끝까지 놓지 않으며 버티지만 결국엔 한계에 다다르고, 스스로 포기하고 만다. 끈질긴 생존 끝에 결국 구조되는 조난영화의 일반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 ‘주인공도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물론 결론적으로 주인공은 한계의 끝까지 경험한 후 기적같이 살아난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자살을 선택하는 장면은 영화 주인공의 끝이 항상 순탄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동시에 삶의 끝에 선 인간이 내린 결정을 영화의 장면으로 목격하며, 그것에 감정 이입하고, 그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현재 나의 삶에 감사하게 되고, 인간이란 존재가 죽음 앞에 얼마나 나약한지 생각해보게 된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 나 자신 하나만을 굳게 믿고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간 주인공. 그리고 그렇게나 강인했던 주인공이 바다라는 대자연 앞에 한 명의 작은 인간으로서 내린 최후의 선택. 이 모든 것들을 한 마디의 대사 없이 풀어나가는 장면들에서 필자는 여타 영화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경험했다.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통해 필자와 같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