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 끝에 이른바 ‘김영란법’의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이라 함)은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인 접대와 청탁문화를 근절하여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2015년 2월 제정되었으며, 9월 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제고와 부패유발적 사회문화의 요인을 개선하여 사회전반의 부패영역을 축소하고자 함에 배경을 두고 있다. 그런데 이 법의 적용대상자가 국립대학 관계자는 물론 사립학교의 교직원, 언론사의 임직원까지 포함하고 있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순식간에 범법자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이하에서는 대학인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할 청탁금지법의 주요내용과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내용은 법해석의 원칙 등에 있어 필자의 생각과 다소 다른 부분이 있으며 최종적으로 법원의 해석이 없는 상태에서 주무기관이 해석한 것으로 법적 효력의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국민권익위원회의 해설집 등을 기초로 하였다. 편의상 청탁금지법의 ① 적용범위, ② 금지행위, ③ 신고처리 등의 순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범죄에 대한 법적 효과로서 형벌과 보안처분을 규정하고 있는 것을 형법이라고 하는데, 청탁금지법의 경우 단순한 과태료를 넘어 징역형과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어 일종의 부수형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형벌이 제재수단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등에서는 교원의 당연 퇴직 등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어 쉽게 넘길 법률이 아님을 상기해야 한다.
이러한 청탁금지법의 ① 적용범위를 살펴보면, 먼저 ⅰ) 인적 적용범위로 제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정청탁의 금지는 ‘누구든지’ 해서는 안 된다. 공무원, 민간인,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외국인도 동 규정 위반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외국인 강사가 다음 학기 강의 위촉을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학교 교직원에게 50만 원 상당의 양주를 선물한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이 된다. 다음으로 제8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금품 등의 수수금지는 공직자 등에게 적용된다. 여기서 공직자 등이란 국가공무원법 또는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공무원과 그 밖에 다른 법률에 따라 그 자격·임용·복무·보수·신분보장 등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인정된 사람, 공직자윤리법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직유관단체 및 기관의 장과 그 임직원, 고등교육법 및 사립학교법 등에 따른 각급 학교의 장과 교직원 및 학교법인의 임직원,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에 따른 언론사의 대표자와 그 임직원이 해당된다. 적용대상자를 매우 광범위하게 규율하고 있으며, 공적 영역은 물론 언론 등 사적 영역까지 규율하고 있어 문제의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대학인은 건물관리 등 용역계약에 의해 근무하고 있는 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적용대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아가 행정기관의 소관 사무에 관하여 자문에 응하거나 조정, 협의, 심의 또는 의결 등을 하기 위한 합의제 기관인 각종 정부 위원회에 참여하는 교원의 경우 공무수행사인으로서 청탁금지법의 적용범위 내에 있다. 여기에 더하여 공직자 등의 배우자도 공직자 등의 직무와 관련하여 공직자 등이 받는 것이 금지되는 금품 등을 받거나 요구, 약속할 경우 처벌대상이 된다. 그러므로 공직유관단체인 국립대병원의 펠로우가 수술 후 입원 중인 환자로부터 20만 원 상당의 넥타이를 받은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이 된다. 물론 공직자 등에게 금품 등을 주는 행위 또한 ‘누구든지’ 해서는 안 되며 이를 행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두 번째로 ⅱ) 장소적 적용범위는 대한민국 내에서 행해진 행위에 대해서는 모두 적용대상이 되며,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금품 등을 수수하여도 속인주의에 의해서 제재를 받게 된다.
다음으로 청탁금지법에서 ② 금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행위를 살펴보면, 먼저 ⅰ) 부정청탁의 금지가 있다. 사실 이들 행위는 이미 형법, 특가법 등에서 규율하고 있는 행위들로, 누구든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공직자 등에게 아래와 같은 부정청탁을 해서는 안 된다. 부정청탁의 주요한 유형은 인가·허가·시험·확인 등에서 일정한 요건을 정해 놓고 직무관련자로부터 신청을 받아 처리하는 직무에 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처리하도록 하는 행위, 채용·승진·전보 등 공직자 등의 인사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행위, 입학·성적·수행평가 등의 업무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처리․조작하도록 하는 행위,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각종 수상, 포상, 우수기관 선정 또는 우수자 선발에 관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특정 개인·단체·법인이 선정 또는 탈락되도록 하는 행위, 계약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특정 개인·단체·법인이 계약의 당사자로 선정 또는 탈락되도록 하는 행위 등이다(이러한 부정청탁 시 청탁자는 주로 과태료, 공직자 등은 경우에 따라 과태료와 형벌의 부과가 이뤄진다). 그러므로 학부 4학년생이 졸업을 위해 자신의 성적을 올려달라고 부정청탁 하여 그 성적을 올려 준 경우, 학생은 자신을 위하여 청탁을 한 것이므로 과태료 부과대상도 되지 않으나 교수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청탁금지법은 본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부정청탁을 금지하고는 있으나, 제재대상에서는 제외하고 있다). 청탁금지법의 또 다른 금지 유형은 ⅱ) 금품 등의 수수 금지이다. 이때 금품 등이란 금전, 유가증권, 부동산, 물품, 숙박권, 회원권, 입장권, 할인권, 초대권, 관람권, 부동산 등의 사용권 등 일체의 재산적 이익과, 음식물·주류·골프 등의 접대·향응 또는 교통·숙박 등의 편의 제공, 그리고 채무 면제, 취업 제공, 이권(利權) 부여 등 그 밖의 유형·무형의 경제적 이익을 말한다. 이러한 금품 등의 수수는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에 따라 금지유형이 다시 나뉘는데, ㈀ 공직자 등은 직무관련 여부 및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해서는 안 된다(위반 시에는 징역 또는 벌금형이 부과된다). 그리고 ㈁ 직무와 관련하여서는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 또는 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제사비·선물 등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가액 범위 안의 금품 등(소위 3·5·10만 원), 공직자등의 직무와 관련된 공식적인 행사에서 주최자가 참석자에게 통상적인 범위에서 일률적으로 제공하는 교통, 숙박, 음식물 등의 금품 등, 공직자 등과 관련된 직원상조회·동호인회·동창회·향우회·친목회·종교단체·사회단체 등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금품 등 및 그 소속 구성원 등 공직자 등과 특별히 장기적·지속적인 친분관계를 맺고 있는 자가 질병·재난 등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공직자 등에게 제공하는 금품 등, 공공기관이 소속 공직자 등이나 파견 공직자 등에게 지급하거나 상급 공직자 등이 위로·격려·포상 등의 목적으로 하급 공직자 등에게 제공하는 금품 등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이 규정하고 있는 8개 유형 외에는 금품 등을 수수해서는 안 된다(위반 시에는 금품 등 가액의 2배에서 5배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므로 경리과 교직원이 납품업체 사장으로부터 3만 원의 저녁식사를 접대 받고, 주변 커피숍에서 5천 원짜리 커피를 제공받은 경우 3만 원을 초과하였으므로 금품 등의 수수금지위반행위에 해당된다. 마찬가지로 대학원생이 석·박사 학위 취득을 위한 논문심사 후 심사위원인 교수들에게 5만 원 상당의 식사를 대접했다고 하더라도 학생과 교수는 사교·의례 등의 목적을 벗어나는 것이므로 허용되지 않는다. 세 번째 금지되는 행위는 ⅲ) 외부강의 등의 사례금 수수 제한으로, 공직자 등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되거나 그 지위·직책 등에서 유래되는 사실상의 영향력을 통하여 요청받은 교육·토론회·세미나 그 밖의 회의 등에서 한 강의·강연·기고 등의 대가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4급 이상 30만 원, 5급 이하 20만 원)을 초과하는 사례금을 받아서는 안 된다. 다만 외국대학, 외국연구기관 등이 제공하는 경우는 예외이다. 그리고 강의 등이 1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시간과 관계없이 기준액의 1.5배가 상한액이 된다. 따라서 대학에서 교육부 서기관을 초청하여 재정지원사업과 관련된 2시간짜리 강연을 시킨 경우 제공할 수 있는 강연료는 최대 45만 원이 된다.
마지막으로 과태료나 형벌 등의 제제를 받지 않기 위한 부정청탁이나 금품 등 수수의 ③ 신고처리를 살펴보면, 먼저 ⅰ) 부정청탁의 경우 공직자 등은 부정청탁을 한 자에게 부정청탁임을 알리고 거절의 의사표시를 명확히 하여야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부정청탁을 다시 받은 경우에는 소속기관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하여야 한다. 공직자 등이 부정청탁을 받았을 때에는 그에 따른 직무수행이 금지된다. 다음으로 ⅱ) 금품 등 수수의 경우, 공직자 등은 자신이 수수금지 금품 등을 수수, 약속 또는 제공의 의사표시를 받은 경우, 자신의 배우자 등이 수수금지 금품 등을 수수, 약속, 제공의 의사표시를 받은 사실을 안 경우 소속기관장에게 지체 없이 서면으로 신고하여야 하며, 수수 금지 금품 등의 경우 이를 제공자에게 지체 없이 반환하거나 반환하도록 하거나 그 거부의 의사를 밝히거나 밝히도록 해야 한다(반환하기 어려운 사정 등이 있는 경우에는 소속기관장에게 인도). 따라서 민원인이 교직원이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택배로 2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발송한 경우 지체 없이 반환하고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ⅲ) 외부강의 등의 경우, 공직자 등은 강의 등의 요청자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요청 명세 등을 소속기관장에게 미리 서면으로 신고하여야 한다.
지금까지 청탁금지법의 내용을 개략적으로 살펴보았다. 서두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동 법률은 과잉범죄화, 표적수사로 인한 공정성의 문제, 경찰국가화의 대두 등 부작용이 우려됨이 사실이나, 논란 끝에 시행되는 만큼 우리 사회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학인들이 법률을 몰라서 선의의 피해자가 되는 일도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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