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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교육의 질과 국제화
제 912 호    발행일 : 2016.11.07 

  얼마 전 한 기사에 따르면, 한국에 오는 중국유학생의 질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비록 우리나라가 ‘외국 유학생 10만 명 시대’를 열었다고 하지만, 이들 가운데 58%가 중국에서 온 유학생이고, 또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에서 수업조차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한국어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 유학생 사이에서 ‘한국 대학은 돈 내고 졸업장 사러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진 것에는 물론 우리 책임도 크다.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대학들이 무분별하게 ‘준비되지 않은’ 유학생들을 마구 유치하면서 빚어진 부작용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듯싶다. 다른 기사에 따르면, 도쿄대와 와세다대를 비롯한 일본의 명문 대학들도 중국에서 입시경쟁에 밀린 이른바 ‘입시난민’ 학생들의 피난처가 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이들 대학의 교육의 질이 갈수록 떨어져, 지난해 영국 타임스 고등교육이 발표한 세계 대학평가에서 과거 5년 동안 부동의 아시아 1위 자리를 지켰던 도쿄대가 지난해 보다 무려 20단계나 떨어졌다. 일본의 다른 명문대인 교토대 역시 순위가 크게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본국의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밀린 중국 학생들이 소위 ‘학벌 세탁’을 위해 대거 일본 대학으로 몰리면서, 이들 일본의 명문 대학들의 교육 경쟁력이 크게 저하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생겨나는 데에는 대학평가의 잣대도 한 몫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대학의 국제화를 대변하는 지표로 외국인 유학생 수와 그 비율이 평가되기 시작하면서, 각 대학들은 외국 유학생들의 수학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이들을 경쟁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상당수 유학생들이 학업을 이수하기에 매우 부족한 한국어 실력을 가지고 입학하게 됨으로써 교수의 강의를 제대로 따라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수업 진행과 토론의 질을 떨어뜨려 강의하는 교수나 내국인 수강 학생들의 김(?)을 빼는 경우가 강의 현장에서 허다해지고 있다. 또 내국인 학생들과의 팀 과제에서도 유학생들이 제 몫을 수행하지 못함으로 인해, 우리 학생들의 불만을 야기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하게 된다. 결국, 준비되지 않은 유학생들의 손쉬운 입학 허가는 내국인 학생들의 수업 질을 떨어뜨림으로써, 대학평가 시 또 다른 평가 잣대로 흔히 활용되는 교육의 질과 학생만족도를 훼손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유학생들이 부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들 가운데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도 많고, 우리 학생들이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국제적 감각을 도모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사실 남의 나라에 와서, 남의 언어로 학업을 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도 아니다. 그러기에 대학은 바로 이런 부분에 대한 정책적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국제화’라는 목전의 대학평가 결과를 의식해 제대로 된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외국 유학생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국 ‘교육의 질’과 ‘학생만족도’라는 또 다른 평가 잣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현실을 잘 되새길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 대학교는 학생만족도 면에서 남다른 평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실제 학교 당국과 교수들이 최근 학생지도와 이들의 복지를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이전과 확연히 다른 점이 많다. 그렇지만 우리 대학교 역시 중국을 위시하여 점차 많은 유학생을 받아들이고 있고, 앞서 예시한 여러 가지 부작용들이 실제 강의실 안에서 자주 경험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우리도 대학에 대한 평가의 두 잣대가 야기하는 상충된 결과가 현실로 대두되고 있지 않은지 면밀히 주시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 충북대학교가 결코 ‘돈 내고 졸업장 사러 가는 곳’으로 비춰져서는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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