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이 온다>는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하는 한강의 장편소설이다. 민주화 운동 기간 동안 주인공 동호를 중심으로 그 주변인물에게 일어난 사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필자는 이런 현실 기반 소설 혹은 영화를 볼 때, 그 주인공에 나를 대입하는 습관이 있다. 가령 주인공이 배신을 당하는 장면에서는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복수를 했을까?’, ‘억울하지만 방법이 없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점에서 <소년이 온다>는 참 생각해볼게 많은 책이었다.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모두 여러 방면으로 고통과 아픔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동호였다면, 그래서 중학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내가 보는 앞에서 친구가 죽고 도청에서 일을 하며 매일 같이 실려 오는 시체들을 보았다면, 나는 동호가 그랬던 것처럼 계엄군에 맞서 싸울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확신을 내리지 못했다.
책의 글자를 하나하나 읽어 내려갈 때마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내 마음을 줄로 묶어 자꾸만 당시 상황 속으로 잡아당겼다. 그리고 내 마음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특히, ‘6장 꽃 핀 쪽으로’를 읽을 때는 더욱 마음이 아팠는데, 이 장은 동호의 어머니 시점에서 서술되고 있어 모성애에 약한 나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어린 아들을 공권력에 의해 떠나보내며 얼마나 억장이 무너졌을지, 저런 일이 나와 나의 가족에게 일어났다면 얼마나 끔찍하고, 평생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소년이 온다>는 단순히 슬픈 소설이 아니었다. 내가 직접 겪지 않은 일임에도 읽는 동안 억울함에 분노가 치솟았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퇴색하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어보게 되었고,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희생된 분들을 위해 지금의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되었다. 소설의 형식을 빌려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기록해놓은 <소년이 온다>를 읽으며 내가 경험하지 못한 아픈 과거를 단편적으로나마 알게 되어 감사하고, 동시에 미안함을 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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