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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즐겨찾기] 담양의 <양화진 순례길>
제 918 호    발행일 : 2017.04.10 
김승환(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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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화진 순례길>의 저자 담양은 우리 학교 오기완 부총장이다. 그는 2015년 안식년을 맞이하여 조국의 산하에 맺힌 이방인들의 거룩한 행적을 찾아 여수 애양원에서 서울 양화진까지 27일 동안 680㎞를 걷고, 그 감회를 이 책에 기록해 놓았다. 이 책은 숭고한 인간의 거룩한 행적을 찾아 헤매는 한 종교인의 자기고백이다. 또한 종교를 떠나 ‘인간이란 무엇인가’, ‘신의 섭리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솔직함과 진정성의 기록이다.
  “쉐핑 선교사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건 담요 반장, 동전 7전, 강냉이 가루 2홉뿐이었다 한다. 한 장 남았던 담요도 이미 반으로 찢어 다리 밑 거지들과 나눠 사용하였고, 그녀의 시신도 유언에 따라  의학연구용으로 기증되었다니 그녀는 한국인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주고 이 세상을 떠난 셈이다.”
  이 대목을 읽고 감동을 받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별한 인연도 없는 한국에 온 쉐핑이라는 한 선교사가 남긴 숭고한 흔적때문이다.
포사이드 선교사의 헌신적인 삶 또한 감동적이다. 그는 한센병(나병) 환자들이 그의 기념비를 광주에서 여수까지 가마에 태워 메고 갔다고 하는 일화의 주인공이다.
  “광주에 도착한 의사 포사이드는 그의 조랑말에서 한센병 환자 여인을 두 손으로 감싸 안고 벽돌을 굽던 가마굴에 내려놓았다. 벽돌 가마터 주변에 모인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두 사람에게 향했다. 그들은 상처로 뒤범벅이 되어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는 한센병 환자의 팔을 불잡아 부축하는 포사이드의 ‘움츠리지 않는 손’ 을 보았다.”
  조선의 나병 환자들은 숭고한 포사이드 선교사의 행적을 존경하여 그의 기념비를 가마에 싣고 눈물을 흘리면서 걸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선교사들이 자신의 부와 명예를 포기하고 조선에 와, 자녀들을 잃으면서도 목숨을 바쳐 한국인을 위해 희생했다. 이 책의 저자는 “무엇 때문에 그들은 부유하고 번영된 나라 미국에서 가난하고, 병으로 죽을 수도 있으며, 서양인이라고 배척하는 조선에 와서 목숨을 바쳤을까?”를 찾아 걷고 또 걸었다.
  그들이 조선 땅에서 죽어간 것은 종교적 신념 때문이라고 간단하게 정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의 희생에는 인류에 대한 믿음과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는 보편적 가치가 깃들어 있다.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은 지금, 이 책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때문에 젊은이들에게 일독을 권하다. 이 한권의 책은 읽은이의 인생에 하나의 등불과 같이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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