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가 신문사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1년이 다 돼간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시간동안, 기자는 다양한 주제를 취재하고 기사를 썼다. 기자가 썼던 기사 중 그 어떤 것도 쉬웠다고 할 만한 것이 없다. 그렇게 쉽지 않았던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기사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촛불을 든 시민들이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있다.
당시는 비선 실세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했다는 JTBC의 보도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여론이 들불처럼 번지던 시기였다. 기자는 지난해 10월 29일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 취재에 나섰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처음 열린 집회였기 때문에, 시민들이 얼마나 참석할지도 알 수 없었다. 오후 5시 30분쯤 도착한 청계광장에는 시민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같은 시간 철도 노동자의 총 파업 시위가 한참 이어지고 있어 ‘과연 촛불 집회가 잘 열릴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6시가 되면서 기자의 걱정은 기우임이 확인됐다. 청계광장은 수많은 시민들로 가득 차 뚫고 들어가기조차 힘들었다. 취재를 위해 계속 움직여야 했던 기자는 인파로 인해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혼잡 속에서도 배려가 있었다. 사람들에 치여 어린아이가 제대로 걷지 못하자 시민들은 ‘여기에 어린 아이가 있으니 밀지 말라’고 외쳤고, 외침을 들은 시민들은 길을 만들어 아이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게 했다. 집회가 끝난 뒤에는 시민들이 모두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치우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대통령은 국민이 준 권력을 한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챙기는데 사용했고, 모든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잘못을 덮기 위해 여론을 호도하려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시민은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민주적으로 행동했다. 시민들은 권력이 훼손시킨 민주주의를 다시 바로 세우려 노력했다. 기자는 지난해 10월 29일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의 이러한 노력을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연인원 1,0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든 촛불은 부적절한 대통령을 탄핵시켰고, 우리나라가 보다 나아질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
그러나 지난 19대 대선 투표 결과는 아쉽기만 하다. 19대 대선 전국 투표율은 77.2%였다. 물론 18대 대선의 75.8%보다는 상승한 수치이지만, 촛불집회의 열기로 전국 투표율이 80%가 넘을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기대했기 때문에 더 아쉬움이 남는다. 부패한 공직자를 파면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심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공직자를 뽑는 것 역시 중요하다. 잘못된 지도자가 집권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지난 4년 동안 충분히 경험했다.
다가오는 2018년에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지난 겨울 뜨겁게 타올랐던 촛불을 기억하며,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더 많은 관심과 참여로 올바른 공직자를 선택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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