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칭 삼포세대, 오포세대, 칠포세대를 넘어 N포세대가 된 청춘. 흔히 어른들은 우리를 청춘이라는 단어와 함께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시기”, “고생을 사서 해도 괜찮은 시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패를 해도 웃으면서 찬란하게 빛날 것만 같은 청춘이 이제는 없다.
취업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올해 구직활동을 한 대학생 1,280명에게 ‘현재 본인의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하는 취업신조어’에 대해 질문한 결과, 약 60%의 대학생이 ‘흙턴’을 1위로 선택했다. 이어 ‘가장 불쾌한 취업신조어’ 1위도 ‘흙턴’이 꼽혔다. 흙턴은 ‘일은 잘 배우지도 못하고 허드렛일이나 단순 노동만 하는 인턴’을 일컫는 신조어다.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것을 표현하는 신조어가 최근 몇년 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청춘이 느끼는 불편한 현실을 반영한 신조어는 조금은 웃픈(?) 공감을 얻고 있다.
중학교 시절로 기억하는데 기자는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수필 <청춘예찬>을 잊지 못한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라는 도입부는 강한 충격이었다. 열정적이고 패기 넘치는 20대가 되고 싶었고, 세상은 청춘만을 밝게 비출 것 같았다. 어렸던 중학교 시절의 기자에게는 안타깝지만, 현재 청춘의 현실은 답답하고 차갑기 그지없다.
얼마 전 한 초등가정학습 프로그램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기자는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교실 짝꿍과의 소소한 말다툼을 고민할 것 같은 초등학생들의 최고 고민이 ‘미래의 직업’이라는 내용이었다. 학교에선 “오늘은 숫자 1부터 9까지 세어볼게요”라는 내용을 가르치지만, 학생들은 “나중에 커서 뭐하지?”를 고민한다는 것이다.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8살부터 약 12~20년 뒤의 취업을 걱정한다는 이 결과가 충격적이었다.
<청춘예찬>은 ‘청춘은 인생의 황금시대다’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우보(牛步) 민태원이 수필을 쓸 당시인 1930년대의 청춘은, 인생의 황금시대였던 모양이다. 2017년엔 청춘예찬이 아닌 ‘청춘힐난’, 황금시대가 아닌 ‘N포시대’로 표현하면 적절할 것 같다.
청춘은 오늘도 먹구름 같은 앞날을 바라보며, 자신과의 끝없는 이어달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같은 같잖은 조언은 이제 사절이다. 청춘은 실패로 시작해 포기로 끝나는 뻔한 결과을 알면서도 지금도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다. 이 악물고 버티는 청춘의 시간을 ‘그땐 다 그래’라며 일반화시키지 말아 달라.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불리는 우리는, 대한민국의 현실 덕분에 힘이 든다. ‘청춘’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풋풋하고 설렘이 느껴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우리는 언제나 이 자리에서 계속 달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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