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본인의 저서 <자살론>에서 자살은 사회 현상이며 자살의 원인 역시 사회적이라고 주장 했다. 이러한 뒤르켐의 주장은 자살은 한 개인의 정신적 문제에 기인한다고 보던 당시의 주류적 시각과 대비되는 것이었다. 뒤르켐은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내몰린 개인이 자살을 선택한다는 의견을 통해 자살을 방지할 수 있는 사회제도 마련을 촉구했다.
1897년 뒤르켐이 자살론을 발표한지 110년이 흘렀다. 하지만 자살률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고, 우리는 여전히 그 원인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버린다. 이는 비단 자살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불평등’이다. 이중 필자는 ‘세대 간 불평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세대 간 불평등’은 청년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에 벌어지는 불평등 현상으로 권력적 우위를 가진 갑과 을의 불평등이라기보다는 을과 을의 불평등이다.
가령 청년세대들은 소위 헝그리정신이 없다며 핍박을 받는다. 꽤나 많은 기성세대들이 말하는 ‘우리 땐 말이야’는 요즈음의 청년세대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말이다. 이렇듯 청년세대들은 이전의 관념과 문화를 수용하도록 강요받는다. 그러나 사회적 환경은 기성세대 때와는 확연히 바뀌어 있다. 수저론으로 대표되는 계급화현상, 심각한 부의 편중현상, 좁아진 계층사다리 등은 기성세대가 청년이었을 때는 없던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세대는 청년세대에게 과거의 기준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또한 기성세대의 불평등 문제도 존재한다. 가령 개인적 시간을 쓸 줄 모르는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이 그러하다. 일에 치이고 삶에 치인 채, 한 번도 본인의 시간을 즐겨본 적 없기에 우리네 아버지는 종종 여가시간이 생기더라도 네모난 텔레비전만을 넋 놓고 바라본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잠시라도 몸을 쉬지 않는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들이 직면한 문제 역시 사회적 문제에 해당한다.
이러한 특정세대의 행동패턴은 개인적 성향과 능력의 결과라기 보다는 사회적 조건과 원인의 결과로 보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회학적 상상력’이 주목된다. ‘사회학적 상상력’이란 라이트 밀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관점의 전환을 통해 개인문제를 그 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역사적 사회구조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우리사회의 노년세대가 가지고 있는 강경한 안보인식과 국가주의적 관념은 그들이 겪은 유교문화와 한국전쟁이라는 당시의 사회상에 비추어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사회학적 상상력’은 문제의 원인을 사회에서 찾아내는 것이기에 개인의 일탈이나 갈등을 넘어 사회구조적 문제를 비판한다. 그렇기에 불평등현상을 사회적 문제와 결부하여 원인을 찾고 더 나아가서는 나름의 건설적인 해법을 찾는 것은 사회진보에 기여하는 것 뿐 아니라 계층 간에 이해를 도모하는 것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의 갈등, 임대아파트 주민과 분양아파트 주민 사이의 갈등처럼 계층 간의 배배꼬인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110년 전 뒤르켐이 주창한 철학적 전환처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의 마련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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