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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우울과 삶의 목적
제 926 호    발행일 : 2017.12.04 
당선자 | 천우현(독일언어문화학과·17)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삶에 대해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내 삶을 돌아보고, 그 삶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을 때 우리는 우울해진다. 그 우울감이 점점 심해지면, 조울증, 우울증 같은 심리적인 질병으로 발전하게 된다.
  아버지께 들은 지인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는 찢어지게 가난했다. 5형제 중 장남인 그는 우유배달과 신문배달을 전전하며 돈을 벌어야 했다. 중학교 1학년 때 그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지?”라는 생각이 들며 두려움에 휩싸였다. 당장을 살아갈 자신도 없는데 다가올 미래는 너무나 높은 벽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은 사회적으로 부와 지위를 모두 이룬 사람이 되었다. 가난을 이기고 성공한 그이지만 요즘 왠지 우울하다. “가난은 벗어났는데 이젠 무엇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막상 목표를 이루고 나니 더 이상의 할 일이 없어졌다. 돈을 버는 것 외에 자기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데 찾지 못해 우울하다.
  필자의 아버지는 중학교 2학년이었던 필자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때는 아버지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몰랐다. 그저 술기운에 하시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삶의 태도에 대해 말씀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아버지의 지인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이 되겠다’, ‘무엇을 이루겠다’는 식으로 삶의 목표를 정한다. 사실 그런 삶의 목표를 이루는 사람도 많지는 않다. 하지만 ‘가난을 벗어나겠다’는 목표를 이루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우울했던 아버지의 지인처럼 삶의 목표가 오히려 우리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삶의 목표에 앞서 삶의 목적을 생각해야 한다. 목적은 목표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삶의 목적은 ‘행복’이다. 사람마다 행복을 느끼는 기준과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삶의 목표는 사람마다 다르다. 행복이 목적인 삶에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좌절할 필요도 없고, 목표를 달성했다고 우울해할 필요도 없다. 당신의 행복을 위한 다른 목표를 찾거나, 다음의 목표를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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