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서북부의 항구도시 르 아브르에서 구두닦이 일을 하며 살아가는 주인공 마르셀. 그의 곁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서로를 잘 아는 친절한 이웃들이 있다. 이 사람들과 함께 소박하고 행복한 삶을 살던 주인공 마르셀은 어느 날 아프리카에서 온 불법 난민 소년 이드리사를 숨겨주게 된다. 여기에 이드리사를 쫓는 모네 경감이 등장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르 아브르는 작고 아름다운 항구마을로 차분하면서도 그윽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마을 사람들은 서로의 사정을 잘 알고 서로를 도우며 살아간다. 하지만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모두 무언가를 숨긴 채 살아간다.
먼저, 마르셀은 이드리사가 자신의 집에 머문다는 사실을 모네 경감에게 숨긴다. 마르셀은 불법 난민 소년 이드리사의 모습에서 자신의 과거를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마르셀의 아내 알레티는 자신이 죽을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남편에게 숨기고 치료를 받지 않기로 결심한다. 남편이 벌어오는 돈으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모네 경감은 마르셀이 이드리사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 사실을 숨긴다. 그리고 이들의 숨김은 기적을 만든다.
경찰인 모네 경감이 이드리사를 돕는 것은 법을 어기고 그의 의무를 다 하지 않는 행위였다. 그래서 그는 내적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그는 법보다는 인정을 택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모네 경감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이드리사의 영국행을 돕는다. 법을 어기고 인정을 택한 모네 경감의 행동은 인정하기도, 비난하기도 어렵다. 법의 필요성도 인정하지만, 가끔은 법에도 눈물이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난민과 불법체류자 문제의 현실을 다룬 영화 <비지터>에 비하면 이 영화는 비현실적이며 동화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속 이드리사의 이야기는 만들어낸 기적일 뿐이다. 하지만 그 만들어진 기적이 감동을 준다.
사람들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조금을 특별한 일이 생기길 기대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특별함에 대한 희망은 기적처럼 찾아오지 않는다. 영화 <르 아브르>는 그런 희망과 기적은 막연히 기다리고 소망한다고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르셀의 헌신과 이드리사를 위해 십시일반 돈을 보태는 마을사람의 자비가 있었기에 기적이 만들어졌다.
영화는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됐고, 나는 가슴이 따듯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결과적으로 감독의 순수한 마음에 설득당한 것 같다. 때로는 깊은 여운을 남기는 행복한 결말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을 느끼게 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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