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사회부 ‘휴지통 없는 화장실 당신의 생각은?’ 기사를 쓰기 위해 기자는 서울 곳곳의 지하철역과 서울역 공중화장실을 찾아다녔다. 사람들의 이용률이 낮고 환경미화원들이 청소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아침에는 정책 시행의 의도대로 위생적인 공중화장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각 역마다 휴지통 여부를 체크하고 취재하며 밤이 된 후 찾은 공중화장실의 모습은 낮과는 달랐다. 화장실 칸 내에는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고, 위생용품 수거함에는 스타킹, 휴지 등이 들어있었다. 또한, 변기가 꽉 막혀 사람들이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이 과연 ‘휴지통 없는 화장실’ 정책 자체로 판단될 수 있는 문제일까.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이론이 있다. 영국 산업혁명 초기, 마을에 주인이 없어 제한 없이 양에게 먹이를 먹일 수 있는 공동 방목장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풀을 먹으면 다시 자라날 수 있도록 양의 수를 제한해야 했다. 마을 사람들은 번갈아가며 양의 수를 제한했지만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고 결국, 모든 농부들이 목초지가 망가지기 전에 자신들의 양을 먹이려 했고, 결국 그 목초지는 황폐해졌다는 일화를 바탕으로 이 개념이 생겨났다.
모든 사람들이 대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있지만, 누구도 자발적으로 그 자원을 관리하려 하지 않는 무한이기주의를 비판하는 이 이론은 공공자원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비판할 때 많이 사용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것이 아니니까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라는 생각으로 공공자원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공공자원이 고갈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모두에게 돌아온다.
기자는 유럽의 몇몇 나라들의 공중화장실을 이용해본 적이 있다. 이 공중화장실은 돈을 내야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안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내가 돈까지 내고 화장실을 사용하니 마음껏 사용해야지’라는 이기적인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깨끗한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없다. 정책이나 규제로는 완벽히 해결할 수는 없을 문제이다. 특정정책이나 규제보다는 사람들이 스스로 이 문제를 재고해 바꿔나가야 한다.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다보면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글귀를 볼 수 있다. 공중화장실이라도 우리 집 화장실처럼 깨끗이 사용하는 아름다운 사람이 많은 사회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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