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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즐겨찾기] 영화 <코코>
제 928 호    발행일 : 2018.03.19 
당선자 | 류승빈(불어불문학과·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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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는 멕시코 원주민의 축제이자 공휴일인 망자의 날을 배경으로 한다. 망자의 날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매년 10월말 또는 11월초 농사가 끝나고 열리는 축제이다. 이 날은 조상의 묘지에 망자가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을 놓고, 꽃잎과 촛불로 장식해 영혼들이 현생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날이다.
  영화의 주인공 미구엘의 집안은 대대로 구두를 만드는 일을 가업으로 삼아 생계를 이어간다. 구두닦이 소년 미구엘은 전설적인 가수 에르네스토를 보며 가수의 꿈을 키운다. 하지만 가수를 꿈꾸며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은 남편 때문에 생긴 고조모 이멜다의 상처가 가족에게 뿌리 깊게 내려앉아 미구엘의 꿈은 좌절된다. 급기야 미구엘이 자신의 방에 숨겨둔 기타를 할머니가 망가뜨리는 일이 벌어진다. 상처받은 미구엘은 집을 나간다. 그 후 경연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가수 에르네스토의 묘에 전시된 유품인 기타를 훔치다 죽은 자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의문의 사나이 헥터와 함께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로의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우리는 흔히 저승이라 하면 지옥, 저승사자와 같은 무서운 이미지와 음침한 장면을 떠올린다. 하지만 멕시코의 저승은 ‘밝은 모습으로 표현된 또 다른 세상’이다. 영화 속 망자의 날에는 이승과 저승의 모든 사람들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웃음을 지으며 하루를 보낸다. 저승이 이승에서의 죄를 심판하는 징벌적 공간이 아니라 남은 생을 마저 사는 축제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지금까지 경험하고 상상했던 죽음이나 저승의 케케묵은 느낌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코코’는 미구엘의 증조할머니 이름이다. 영화에서 코코는 이승과 저승, 후손과 망자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이승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죽은 자를 기억해야 저승에 존재할 수 있고, 이승에 망자의 사진이 남아있어야 망자의 날에 이승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렇게 이승에서 잊힌 존재는 저승에서 역시 사라지면서 진정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이런 설정은 주인공 미구엘이 아닌 코코에게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코코는 가수의 길을 걷기 위해 가족의 곁을 떠난 아버지를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딸이기 때문이다. 왜 영화의 제목이 미구엘이 아니고 코코인지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저승에서 헥터를 만난 미구엘은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지 못한 그의 사정을 알게 되고, 이승으로 돌아가 헥터의 사진을 제자리에 두려 한다. 다양한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결국 미구엘은 헥터가 가족들에게 기억되도록 하는데 성공한다. ‘사람이 진정으로 죽는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잊혀 졌을 때’ 라는 영화 속 헥터의 대사는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나는 누군가에게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사람인가 등을 스스로에게 질문하면서 말이다.
  누군가를 떠나보낸 사람은 떠나간 사람을 평생 그리워하며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승을 떠난 이의 영혼이 아직 남아있다면 어떨까? 저승을 떠도는 영혼 또한 이승에서 자신을 기억해주는 누군가를 항상 그리워할 것이다.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필연적인 그리움은 어쩌면 가장 애절하고 참된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애니메이션 영화가 가지는 단순한 스토리 전개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 영화만이 그려낼 수 있는 다채로운 색들의 조합과 상상의 현실화, 그리고 교훈을 즐기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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