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이름을 어느 날 한 순간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고, 부모님 끼리 서로 다른 이름을 짓겠다고 싸우고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충주시, 제천시, 단양군 세 지역에 걸쳐있는 충주댐 인공호수가 겪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인공호수가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다면 그는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내 이름이니까 내가 지을게요’. 그러나 인공호수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가 불러주는 이름이 인공호수의 이름이 된다. 인공호수는 그저 우리가 불러주는 이름이 자신의 이름이라고 알고 있다. ‘충주호’, ‘청풍호’, ‘단양호’ 이 중 인공호수는 가장 오래 들었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불러주던 ‘충주호’를 자신의 진짜 이름이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순간에 인공호수의 이름은 없어졌다. 아니 아직 이름을 모른다. 아직 모르는 인공호수의 이름을 두고 관련 지역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충주댐 인공호수는 현재 각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충주시는 충주댐 인근에 ‘물문화관’을 조성하고 충주호벚꽃축제 등의 행사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제천시는 수몰 지역의 문화재를 옮겨 ‘청풍문화재단지’와 각종 레포츠를 즐길수 있는 ‘청풍랜드’를 조성하고 청풍벚꽃축제 등의 행사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인공호수는 지역의 관광산업을 위해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자원이다. 그리고 인공호수의 이름은 지역의 관광산업을 홍보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도구이다. 이 때문에 누구도 자신들이 부르고 있는 인공호수의 이름을 포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결국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인공호수는 오늘도 자신의 진짜 이름을 모른 채 하루를 보내고 있다.
기자는 관련 취재를 위해 충주시와 제천시를 방문해 지역민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누구도 인공호수의 이름을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인공호수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0여 년 동안 지속된 갈등이 한 순간에 해결되리라 기대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된 갈등 속에서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는 것 같아 더욱 안타깝다. 자기 지역의 이익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자기 지역의 이익만을 쫓는 것이 오히려 인공호수의 아름다움을 가리고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게 하지는 않는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기자가 방문한 충주댐 인공호수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인공호수를 바라보면서 인공호수의 이름에 대한 논쟁이 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커졌다. 그리고 과연 이름이 중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만으로 인공호수의 아름다움을 알 순 없다. 이름 때문에 인공호수를 가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 곳이 아름답기 때문에 그곳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이름이 아니라 느낌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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