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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동백꽃의 영혼을 기억하며
제 929 호    발행일 : 20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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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해진 날씨와 함께 겨울을 이기고  피어났던 동백꽃이 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올봄에는 지지않는 동백꽃이 폈다.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사람들의 가슴팍에 동백꽃이 폈다.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4월엔 동백꽃을 달아주세요’ 릴레이 캠페인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제주 4.3 사건으로 희생된 영혼들이 땅으로 떨어진 붉은 동백꽃처럼 소리 없이 스러져갔다는 의미를 담아 동백꽃은 4.3사건을 상징이 됐다.
  일본 제국주의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은 우리 민족은 봄이 올 것이라 기대했지만, 미군과 소련군이 38선을 경계로 남과 북에 주둔했다. 미군정 하인 1947년 3월 1일 제주도에서 3.1발포사건이 발생한다. 3.1운동 28주기를 기념해 벌였던 평화가시위에서 한 어린이가 기마경찰의 말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를 낸 경찰은 이를 무시하고 도망갔고 그 장면을 목격한 군중들은 돌을 던지며 항의했다. 경찰은 이를 폭동으로 간주해 총을 발포했고,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후 경찰의 발포에 항의하는 총파업이 진행됐고, 급기야 1948년 4월 3일 350여 명의 무장대가 경찰의 탄압중지와 남한 단독정부 수립 반대 등을 주장하며 무장봉기를 일으켰다.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했던 이들은 5월 10일 남한 단독의 총선거를 위해 설치된 투표소 3군데 중 2군데를 불태워 제주도에서의 선거를 무산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는 제주도를 공산주의자들의 섬이라 규정하고 군과 경찰를 투입해 대대적인 토벌 작전을 벌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7년동안 제주도민 3만여 명이 폭도로 몰려 학생당했다. 당시 30만이었던 제주인구의 1/10에 해당하는 수였다.
  이렇게 참혹했던 사건이 왜 지금에야 관심을 받고 있을까. 남과북의 대치로 반공이 이데올로기였고, 정권유지 수단이 되었던 지난 시절, 4.3사건은 금기어였다. 소설가 현기영이 쓴 소설 <순이삼촌>이 4.3사건을 다시 소환하고, 민주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는 이제야 4.3사건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4.3사건 70주년을 맞은 지금도 사건의 진상은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4.3사건을 진보와 보수의 이념 대결로 규정하려는 시도가 있는 한 진실은 외면될 수 밖에 없다.
  4.3사건은 ‘이념’이 아니라 ‘인간’에 초점을 맞춰 봐야 한다. 그래서 ‘누가 죽였나’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희생자를 애도하고 추모하며, 이러한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진상 규명의 방향일 것이다.
  우리의 현대사에는 비극이 많다. 이제 더이상 진실을 억압하거나 숨기지 말고, 희생자에게 사과하고 애도를 표하는 인간의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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