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한 30대 남성이 아파트 14층에서 투신자살했다. 그는 몇 달 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이었으며, 부모님께 끔찍한 효자였다. 경찰 수사로 부모님은 아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1년동안이나 여자친구와 부모님을 속이고 PC방을 전전하며 회사에 출근하는 척 행동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강원랜드에 취업하기 위해 4년동안 준비했다. 하지만, 매번 불합격 통지를 받았고 자신이 강원랜드에 취업하기엔 부족하다고 느껴 적성에 맞지 않는 다른 회사를 전전하며 힘든 생활을 이어나갔다. 이후 강원랜드의 채용비리 사실이 드러나자, 허탈함을 느낀 그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은 2016년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며 드러났다. 밝혀진 채용비리 리스트에는 전.현직 국회의원 등 권력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검찰은 강원랜드 전 사장의 불구속 기소로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 했다. 이에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그제야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부정 합격이 확인된 강원랜드 직원 226명을 직권 면직했고, 가장 비리가 심했던 2013년에 응시했던 응시자 3,198명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통계청이 지난해 실시한 세대별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20대 보다 60세 이상이 취업했거나 구직 중인 인구가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20대의 취업난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많은 20대들은 점점 좁아지는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그들은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 맞는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의 공정성은 사라지고 힘있는 권력자의 청탁에 의해 자격 미달자를 합격시키는 현실이 그들을 좌절하게 한다.
지난해 방영됐던 KBS 드라마 <쌈마이웨이>의 여주인공 ‘최애라’는 아나운서 지망생으로, 취업 준비생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아무리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 취업에 그녀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는 항상 시간이 없었다. 남보다 일찍 일어나고, 남보다 늦게 자는 데도 시간이 없었다. 누구보다 빡세게 살았는데 개뿔도 모르는 이력서 나부랭이가 꼭 내 모든 시간을 아는 척하는 것 같아서 분하고 짜증난다.”
청탁으로 부정 입사한 직원의 부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관습적으로 지역에 힘 있는 사람에게 부탁할 수 밖에 없다”며 “부정청탁이 아닌 순수하게 부탁을 했을 뿐”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들은 마치 자신들의 ‘인맥과 권력’도 ‘스펙’이라는 듯이 말한다. 그렇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수많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이 사회는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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