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3년부터 치러진 사법고시(이하 사시)는 지난해 6월 제59회 제2차 시험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동안 사시는 법조인의 사고를 획일화 시키고, 법학과 출신에게 유리하다는 비난과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사시 폐지가 결정되고, 사시를 대신해 로스쿨이 대한민국의 유일한 법조인 양성 기관이 됐다.
올해로 사시가 폐지된 지 1년차, 로스쿨이 도입된 지 10년차가 됐다. 그리고 올해, 법무부가 10년 만에 제1회부터 제7회까지의 로스쿨별 변호사시험(이하 변시) 합격률과 그간의 누적 합격률을 처음 공개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로스쿨 제도 전반에 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성이 생겼다. 과연 로스쿨은 10년의 기간 동안 법조인 양성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왔을까.
기자는 로스쿨 도입 취지의 재검토가 필요한 이 시점에서 로스쿨의 민낯에 대해 취재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은어를 알게 됐다. ‘강제동원령 충전아인’, 이는 법무부의 변시 합격률 공개에 따라 수도권 대비 성적이 저조한 지방대 로스쿨(강원대·제주대·동아대·원광대·영남대, 충북대·전북대·아주대·인하대)의 앞 글자를 따 일컫는 말이었다. 10년 만에 공개된 변시 합격률은 로스쿨 도입 당시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적 법조인 양성이라는 취지를 틀어버렸고, 이처럼 변시 합격률을 기준으로 로스쿨을 줄 세워버림으로써 우려했던 로스쿨의 ‘서열화’가 현실화됐다.
또한, 특성화교육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전문 법률가를 양성하겠다던 로스쿨은 입학정원의 75%로 변시 합격률을 고정함으로써, 사시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변시 합격에만 몰두하게 만들어버렸다. 이는 기존의 사시제도의 폐해와 마찬가지로 ‘변시낭인’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변시 합격률 공개에 따라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지방대 로스쿨이었으며, 교수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실제로 기자가 일부 로스쿨 수험 인터넷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살펴본 결과, 적지 않은 수의 지방대 로스쿨 학생들이 변시 합격률 공개에 따라 희망을 잃거나 수도권 소재의 로스쿨로 옮겨가기 위한 움직임이 엿보였다.
로스쿨을 도입한지 10년이 경과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젠 로스쿨 제도가 어느정도 정착돼 있어야 할 시점이지만, 지금이라도 도입 취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각 대학이 특성화 교육을 강화해 분야별 전문 법조인을 양성하겠다는 로스쿨의 도입 취지에 맞게 전국 로스쿨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변시 합격률 공개로 위기감을 느낀 지방대 로스쿨들은 부족한 예산과 선발 제한 요소와 같은 난관 속에서도 낮은 합격률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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