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일, 필자는 혜화역 시위 취재를 위해 기자들과 함께 서울 혜화역을 찾았다.
혜화역 현장을 취재하기 전, 혜화역 시위가 남성혐오.여성우월주의를 조장한다는 의견과 여성이 대상이 되는 범죄를 없애고 여성이 차별받고 있는 현실을 규탄하는 시위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비난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 성차별, 페미니즘, 불법촬영물이 어느 때보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최대한 객관적으로 그 현장을 전달해주고 싶었다.
시위가 시작되고, 사회자와 시위참가자들은 스피커가 찢어질듯 한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5차 시위 주요 슬로건인 ‘편파 판결, 불법촬영 규탄’을 외치며 그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받는 차별과 범죄행위에 해당하는 불법촬영을 근절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불법촬영 성범죄 발생건수는 2012년 2,400건에서 2017년 6,470건으로 5년 만에 약 3배정도 급증했다. 또한 최근에는 일명 ‘연예인 구 씨 사건’으로 리벤지 포르노(교제 중 촬영한 은밀한 동영상을 헤어진 후 복수를 위해 불법으로 유포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여성들을 옥죄고 있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지하철, 버스, 병원, 공중화장실은 물론 자신의 집에서까지 불법촬영의 공포를 느끼고 있다. 더나아가 여성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사회적인 차별과 부조리를 감수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맞서 혜화역 시위 참가자들은 “우리는 편파판결을 규탄한다”, “불법촬영 규제법안 시행하라”고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하지만 시위 참여자들이 외치는 일부 구호들은 혜화역 시위가 내건 ‘편파 판결, 불법촬영 규탄’이라는 목적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그들은 ▲경찰대 여성비율 90% ▲여성장관 100% 임명 ▲헌법재판관 여성 임명 ▲(검찰)총장(경찰)청장 여성 임명 등을 주장했다. 또한 남성을 비하하는 선정적인 단어와 비속어를 사용한 피켓과 구호도 꽤 많이 보였다. 그리고 시위가 진행될수록 과열된 분위기 속에 욕설을 퍼붓는 참가자도 있었다. 이러한 본지에서 벗어난 과격한 주장과 표현방식이 불법촬영과 편파판결 규탄이라는 시위 본래의 목적을 훼손시키고, 사람들에게 반감을 불러 일으킨다.
주최측 추산 만여 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느끼는 차별과 부조리가 여전히 만연하다는 방증이다. 사회적 차별과 부조리에 더이상 움츠리지 않고 거리로 나와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혜화역 시위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에게 이 시위가 비난을 받는 이유는 시위의 목적에서 벗어난 터무니 없는 주장과 남성혐오를 외치는 일부의 목소리 때문이다. 필자는 시위의 목적을 훼손하는 구호가 사라진 혜화역 시위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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