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 발생한 ‘강서구PC방 살인사건’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11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시작된 후 가장 많은 인원이다. 이 사건은 피의자가 사소한 다툼에 살인을 저질렀고, 피해자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PC방 알바생이라는 성격 때문에 관심을 모았고,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가 우울증 병력을 이유로 ‘심신미약’을 주장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사람의 분노를 샀다.
<형법> 제10조에 따르면 심신미약자는 사물을 변별할 능력과 의사를 결정할 능력의 부족 혹은 결함이 나타나야 한다. 또한 이 제도는 법률의 기본원칙인 ‘책임능력’(법률상 책임을 부담할 능력)에 기반해 마련됐다. 이는 범죄 행위에 대해 행위자의 책임이 부족하거나 없다고 판단되는 심신장애인은 비난할 수 없고, 형벌 역시 줄어들거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전문가는 강서구PC방 살인사건 피의자가 사건 당시 자기의식이 있었고, 사리분별이 가능한 상태였다고 분석한다. 다툼이 벌어진 후 자신의 집으로 가서 흉기를 가지고 왔고, 흉기를 휘두르기 전 폭력을 행했다는 점이 어떤 방식으로 공격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범죄의식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15일 법무부는 강서구PC방 피의자의 정신감정 결과 심신미약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마찬가지로 조두순 사건과 강남역 살인사건 등은 모두 범행을 미리 계획했거나 증거인멸의 행동이 나타났다. 이런 점에서 이들은 ‘심신미약자’라고 확정하기 어려워 보임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을 받았다.
이렇게 심신미약이 강력범죄의 감형에 악용하는 사례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심신미약이 ‘범죄 형량 줄이기’의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제도의 폐지를 주장한다. 하지만, 개인의 인권 보호라는 법의 목적을 위해선 유지돼야 한다. 다만, 심신미약 감형에 대한 엄격한 적용이 필요하다.
의심스러운 심신미약 범죄자를 감형시키는 사례가 반복되면 사람들은 정신이상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볼 수 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해서 모두 충동적이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지는 않으며, 일부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해도 이 성향이 범죄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부적절한 심신미약 판결이 난 범죄사건을 반복적으로 접한 사람들은 정신이상을 범죄의 원인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강남역 살인사건 당시 조현병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사건 자체의 성격보다 조현병 정신질환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컸다.
심신미약 감형제도가 정확한 정신 감정과 사건 수사를 통해 심신미약이 죄를 감형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 심신미약자를 파악하고 보호해줄 수 있는 제도가 되길 바란다.








신문사





